"ESG 등급은 결과일 뿐…경영혁신 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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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클럽 월례포럼
한경 ESG클럽 하반기 첫 포럼
최 원장 "트럼프 2기 출범해도
스코프3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최 교수 "오스테드가 모범 사례
외압 굴복 않고 ESG에 장기 투자"
최남수 서정대 교수는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ESG클럽 7월 월례포럼’에서 “오스테드는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단순히 등급을 잘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영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SK증권 ESG위원장, 글로벌ESG협회 대외협력위원장 등을 겸임하고 있다.
ESG 내재화하는 글로벌 기업들
그는 오스테드를 포함해 글로벌 모범 기업 사례를 다수 소개했다. 그중 하나가 영국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다. 이 회사는 2009년 ‘유니레버 지속가능 생활계획(USLP)’이라는 10년 단위 청사진을 마련하고 10억 명 이상의 건강과 복지 개선, 탄소 배출량 절반 감축 등의 목표를 내세웠다. 단기 이익에 매몰되지 않게 분기별 실적 발표도 중단했다. 그 결과 10년간 유니레버의 주가가 150% 이상 상승했다. 최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넷 제로’(탄소중립)를 넘어 ‘탄소 네거티브’(탄소 배출량보다 제거량이 많은 상태)를 추구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국내보다 한 발짝 앞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0 돼도 스코프 3는 계속”
최 교수는 그런 관점에서 “스코프 3를 빼고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스코프 3는 탄소배출량 산정 범위에서 가장 강도 높은 유형으로 꼽힌다.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탄소(스코프 1), 기업이 구매하는 전기 등으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 2)뿐만 아니라 원료 구매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 기업의 탄소 배출량 중 70% 이상이 스코프 3에서 나온다. 그는 “미국의 강력한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티ESG’를 외치고 있지만, 스코프 3는 중장기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연단에 오른 최중석 서울지속가능경영연구원 원장도 “한국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최근 ESG 공시 기준에서 스코프 3 적용을 유예했지만, 결국은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ISSB) 등처럼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