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밍밍해진 이유 있었네"…집중호우에 충남 산지 침수

당도 검사 통과율 절반으로 '뚝'
유통업계 수박 대란 재연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주부터 이어진 국지성 집중호우로 유통업계의 수박 등 제철 과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기온과 습도에 약한 잎채소는 이미 1주일 만에 가격이 30~40% 치솟았다. ‘장마철 농작물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마트는 지난주부터 수박 정상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비파괴 당도 검사’를 통해 일정 기준을 통과한 수박을 판매하는데, 지난달까지 평균 90% 이상이던 검사 통과율이 최근 40~50%까지 떨어졌다. 당도가 기준치를 넘어도 비릿하거나 밍밍한 맛으로 인해 반품 및 환불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태가 좋은 수박이 줄어든 이유는 주산지인 충남 논산·부여에 많은 비가 쏟아져 수박 안으로 수분이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전국 수박 생산 물량의 70%를 차지한다. 업계는 논산·부여에 있는 수박 재배 하우스 중 60~70% 이상이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수박 한 통 가격이 4만~5만원까지 치솟았던 작년 ‘수박 대란’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박 가격도 점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수박 소매가는 한 통에 2만1736원(상품 기준)으로 2주 전보다 7% 비싸졌다.상추 등 잎채소는 이미 침수 피해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상추와 깻잎 도매가는 1주일 전보다 각각 40.88%, 35.94% 상승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장마철 일조량 감소로 작황이 악화돼 농작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