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 "日 도레이 뛰어넘겠다"

조용수 대표, 탄소섬유 제2 도약

한화에어로 등 방산기업 공략
생산설비도 내년 2만1500t 확대
조용수 효성첨단소재 대표가 “궁극적인 목표는 탄소섬유에서 일본 도레이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가 도레이를 뛰어넘겠다고 공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신설 지주사인 HS효성 산하로 재편되는 시점을 계기로 추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심산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는 최근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철의 4분의 1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이라 수소탱크, 항공기 외관 등에 쓰이는 첨단 소재다.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에선 도레이가 40%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의 점유율은 5% 미만이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이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효성첨단소재는 우선 도레이 탄소섬유를 쓰는 국내 방위산업체에 제품을 공급해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기업의 수주 호재로 증가할 탄소섬유 수요를 일부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전차 등에 철 대신 탄소섬유를 적용하면 무게를 20~30% 줄일 수 있다. 기동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방호 성능까지 강화할 수 있다.

조 대표는 “탄소섬유 매출의 60%가 고압용기 등 산업용으로 쓰이는데, 향후 방산 분야로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첨단소재는 기술 검증을 이미 마쳤기 때문에 계약만 하면 바로 공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효성첨단소재는 방산용을 넘어 우주·항공용으로 쓸 수 있는 탄소섬유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 초고강도인 T-800급, T-1000급 탄소섬유도 개발했다. 회사 측은 “T-1000 제품은 수요처만 확보하면 곧장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도레이는 한국 도레이첨단소재에서 T-700급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공장에서는 이를 포함해 T-1100급까지 양산 중이다. 숫자가 클수록 고강도 탄소섬유다.

효성첨단소재는 연 9000t 규모 생산 설비를 2025년엔 2만1500t으로 늘려 추격의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도레이는 한국에서 연 4700t의 탄소섬유 생산체제를 갖췄고, 이를 포함해 글로벌 공장에 연 6만6700t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