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트럼프 트레이드'…"2016년 1기 때는 반짝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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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달러에 매수세 몰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에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목받고 있지만, 후보자 당선 가능성에 기댄 투자는 투기에 가깝다는 경고가 나왔다.
기술주가 장기적 수익률 더 높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6년 트럼프 집권 1기를 연상케 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2024년에도 반복되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 상황이 변화했음에도 8년 전과 같은 투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운 감세, 재정 확대, 완화적 금융 환경에 대한 기대로 증시가 활황을 나타내는 현상을 말한다.지난주 중소형주가 모여 있는 러셀2000은 1.03% 올랐다. 트럼프가 미국 내수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오른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WSJ는 미국의 상황이 8년 전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연방 정부의 국가 부채는 34조9500억달러(약 4경8570조원)로 2016년 대비 10조달러(약 1경3900조원) 늘어났다.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 뒤 연방 부채가 늘어나면 미 정부는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채권 발급을 늘리고, 이는 금리를 높여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WSJ는 또 트럼프가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면 주식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WSJ는 2016년 대선 이후 한 달 동안은 러셀2000이 S&P500과 기술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트럼프 집권 1기인 4년 동안에는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2016년 11월 대선 이후 한 달 동안 러셀2000은 15.14% 상승하며 같은 기간 각각 5.98%, 1.64% 오른 S&P500과 기술주를 앞질렀다.
반면 2016년 대선부터 2020년 대선 때까지 러셀2000은 42.4% 올랐으나, 기술주와 S&P500은 같은 기간 각각 165.4%, 71.73%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