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 전대'에 지쳤나, 국민의힘 당 대표 투표율 7.2%P 뚝

"한동훈 지지자들이 투표 보류"
나경원·원희룡, 막판까지 공세
韓 "상대가 공격할 때 난 미래로"
‘끝까지 달린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21일 막판 당심 잡기 행보를 이어갔다. 나경원 후보는 김진태 강원지사와 춘천시 명동 거리를 찾았다. 원희룡 후보는 경남 밀양을 방문했고, 윤상현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동훈 후보는 경남 양산시갑 당원협의회를 찾아 당원들과 대화를 나눴다(왼쪽 사진부터). 뉴스1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 당원 선거인단 투표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다. 한동훈 당 대표 후보는 투표 독려에 나섰고,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발언에 대한 공세를 높이며 ‘막판 뒤집기’에 주력하고 있다.

21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전체 선거인단 84만1614명 중 45.98%인 38만6980명이 투표를 마쳤다. 작년 3·8 전당대회 3일차 누적 투표율인 53.13%보다 7.15%포인트가량 낮아진 수치다.나 후보와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일제히 맹폭에 나섰다. 원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막바지에 판이 바뀌고 있다”며 패스트트랙 논란과 관련해 “우리 당의 조직과 일상적으로 활발하게 연결된 분들은 이미 한 후보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아주 빠른 속도로 다 퍼져나갔다”고 했다. 나 후보는 SNS에 글을 올려 “한 후보는 투쟁한 동지를 범법자·불공정으로 만들었다”며 “그런 의지와 추진력으로 왜 우리 보수우파의 눈물은 닦아주지 않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진화하면서 투표 독려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상대가 인신공격에 집중할 때 저는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화합하겠습니다”며 “투표해주십시오”라고 썼다. 같은 날 오전에는 “윤석열 정부가 다시 이뤄낸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국익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저조한 투표율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나 후보와 원 후보 측은 패스트트랙 사태 관련 발언으로 한 후보 지지자들이 투표를 표기하거나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최종 투표율 65%’를 목표로 했던 한 후보 측은 다소 당황해하는 분위기지만, 과반 득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