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필리핀·베트남 해경, 내달 첫 합동훈련 추진

양국,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도 '대화 통한 평화적 해결 메시지' 주고 받아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인 필리핀과 베트남의 해양경비대가 내달 첫 합동 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 해경은 수색·구조 훈련과 화재·폭발 예방 훈련을 서로 협력해 실시할 방침이라고 한 익명의 외교 소식통이 이 매체에 전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해경의 2천400t 규모 해경함 1척이 내달 5∼9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방문 기간 양국 해경은 합동 훈련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번 훈련은 지난 1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양국이 맺은 '남중국해 사고 예방'과 '해양경비대 협력'에 관한 2개 업무협약(MOU)에 따른 것이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분쟁하고 있지만, 각자 중국과도 영유권 문제로 대립하는 '동병상련' 처지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최근 필리핀과 베트남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주고받고 있다. 지난 18일 베트남이 남중국해 내 자국의 대륙붕 경계선을 200해리(약 370㎞) 한계 이상으로 확장해달라고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신청한 데 대해 필리핀 외교부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외교부는 "우리는 베트남이 필리핀과 같은 해안 국가로서 대륙붕 경계선을 200해리 이상으로 확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출할 권리를 인정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달 필리핀은 남중국해 내 자국 대륙붕 경계선을 확장해달라고 CLCS에 먼저 신청한 바 있다. 이어 베트남이 뒤따라 신청하면서 양국이 주장하는 확장 대륙붕 영역이 일부 겹치게 되자 필리핀과 베트남은 상호 혜택이 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대화하겠다는 뜻을 뚜렷이 밝히고 있다.

베트남 해군도 지난 10일 양국 간 정기적인 우호 교류 행사의 하나로 자국이 점유한 남중국해 사우스웨스트케이 섬에 필리핀 해군을 초청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양국 해군 교류와 관련해 필리핀 해군 측은 "이런 인력 교류를 정기적으로 행하는 것은 양국 해군 간 좋은 관계를 조성하고 지속하는 길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