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입주 효과…평택·안성 전세시장 '숨통'

수도권 전세 고공행진에도
새 아파트 완공 늘어나며
과천·안양 등 약세 이어가
안성 84㎡ 1억대 중후반까지

평촌트리지아·힐스테이트봉담 등
입주 앞둔 대단지에 관심 가져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경기 평택, 안성, 안양 등의 전셋값이 올 들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여 관심을 끈다. 이들 지역은 대단지 입주 물량이 잇따르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다만 경기 지역의 내년 새 아파트 입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만큼 대규모 입주에 따른 전셋값 약세장이 지속되긴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신축 84㎡ 전세가 2억원”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0.14% 올랐다. 작년 6월 마지막 주(0.02%) 상승 전환한 이후 1년 넘게 고공행진 중이다. 서울은 1주일 전보다 0.18% 뛰었고, 인천과 경기도 각각 0.14%, 0.11% 상승했다.

부동산원이 개별 시세를 조사하는 수도권 75개 시·군·구 가운데 전셋값이 한 주 전보다 내린 곳은 안성(-0.22%), 과천(-0.12%), 평택(-0.02%), 안양 동안구(-0.06%) 등 4곳에 그쳤다. 나머지 71곳 중 성남 분당구(0%)를 제외한 70개 지역이 모두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

안성 지역은 올해 들어 누적 3.26%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지역은 작년에도 같은 기간 누적 변동률이 -9.86%를 나타냈다. 이 지역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1억원대 중후반까지 내려앉았다. 안성시 공도읍 ‘디자인시티 블루밍’ 전용 84㎡는 이달 전세 보증금 1억8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전세 최고가(3억1500만원, 2022년 5월) 대비 40% 낮은 가격이다. 공도읍 A공인 관계자는 “처음 입주하는 신축 아파트도 2억원대 초반이면 구할 수 있다”며 “집주인이 재계약할 때 세입자에게 3000만~5000만원 정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과천(올해 누적 -2.17%), 파주(-1.82%), 광주(-1.27%) 등도 2년 전 전셋값보다 시세가 낮은 편이다. 평택(-0.83%), 하남(-0.46%) 등도 약세다. 다만 작년 같은 기간 하락 폭이 컸던 양주(작년 -21.71%→올해 1.04%)와 고양 일산서구(-20.47%→4.1%)는 올해 들어 모두 플러스 변동률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 워낙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전셋값이 반등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용인 화성 양주 등 입주 물량 많아

전문가들은 이사를 계획 중인 임차인이라면 대규모 입주 물량이 몰린 지역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 지역의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1만4400여 가구로 집계됐다. 용인시가 1만1889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화성(1만2811가구), 양주(9960가구), 안양(8346가구), 파주(8176가구), 오산(7555가구) 순이다. 전셋값이 나 홀로 약세인 평택(6689가구), 안성(5541가구), 안양 동안구(5460가구) 등도 입주 물량이 많은 편이다.올해 하반기 집들이를 준비 중인 대단지도 잇따른다. 안양 동안구 ‘평촌트리지아’(2417가구)가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 화성 봉담읍 ‘힐스테이트봉담 프라이드시티’(2333가구)도 다음달 입주민을 맞이한다. 안양 만안구 ‘안양역푸르지오더샵’(2736가구)과 광명 ‘트리우스광명’(3344가구)도 연내 집들이를 시작한다.

내년 수도권에 입주 절벽이 예고된 만큼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이 많은 경기권조차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6만6000여 가구로 줄어든다”며 “수도권에선 한동안 신축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세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