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에 한국 증시 '휘청'…달러 약세·비트코인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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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225·코스피 하락 개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아시아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 타격 심할 수 있어"
비트코인 가격은 강세 보여
"연말엔 10만달러될 것이란 기대도"
달러 가치 떨어지고 아시아 증시도 하락 개장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달러 스팟 지수는 22일 오전 10시 기준 0.1% 하락했다. 같은 시간 엔·달러 환율은 0.03% 내린(엔화 가치 상승) 달러 당 157.44엔을 기록했다. 3주 동안 강세를 보였던 달러가 극심한 변동성에 직면하면서 일시적으로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개장 직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한국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각각 1.23%, 1.22% 내렸다. 호주 S&P/ASX 200지수도 0.79% 하락했다.헤베 첸 IG마켓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투자자들이 낯선 정치적 상황을 맞닥뜨려 위험 회피 심리가 가속화되면 아시아 증시는 지난 주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수혜주' 암호화폐 강세 보여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올랐다. 22일 오전 8시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32% 상승한 6만8021달러(약 9450만원)를 기록했다. 토니 시카모어 IG오스트레일리아 시장 분석가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은 대선에서 트럼프를 추월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친(親) 암호화폐 미국 대통령 아래서 비트코인에 새로운 시대가 밝아오고 있다는 시장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 내슈빌에서 열리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좌석당 84만4600달러(약 11억7300만원)를 기부해야 한다.
디지털자산 플랫폼 사토리리서치의 티옹 헝 최고경영자(CEO)는 장외파생상품시장에서 비트코인이 곧 사상 최고치를 다시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헝 CEO는 오는 12월 비트코인을 10만달러(약 1억3900만원)로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트럼프의 승리로 인한 강력한 연말 랠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변동성 커질 것" vs "깜짝 발표는 아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반응과 바이든 고령 논란이 불거진 TV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관된 자산에 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증시에 이미 반영된 상태라는 반응이 엇갈렸다.마융유 BMO캐피털마켓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에 정치적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급등한 트럼프 수혜주가 하락 조정되고 타격을 입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관련 주식이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맷 말리 밀러타박 수석시장전략가는 "비트코인·에너지와 같은 트럼프 수혜주는 조정받기 시작하고 태양광·전기차처럼 타격을 입은 일부 거래는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경제 전문매체 배런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발표에 대해 "이번 결정은 정확히 말해 깜짝 발표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배런스는 "지난달 부진했던 TV 토론,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우세를 보여왔다"며 '트럼프 수혜주'가 급등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이미 뉴욕증시에 반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