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년전 한인 이민 요람' 멕시코 유카탄서 풍류 한마당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찾아가는 K컬처 행사 개최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은 멕시코 유카탄주(州) 메리다에서 '찾아가는 K컬처, 한국 전통문화 교육과 공연' 행사를 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멕시코주 정부 협력으로 11∼19일 마야브(Mayab·마야어로 유카탄반도의 원래 이름) 문화의 집에서 열린 이번 프로그램에는 한인 후손과 지역 한류 팬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민요, 탈춤, 소고춤 등 강좌를 듣고 발표회를 하며 한국 문화를 깊이 체험했다고 멕시코 한국문화원은 설명했다.

한인 후손들로 이뤄진 전통예술 공연팀 '무궁화'는 부채춤과 사물놀이 심화 학습을 통해 실력을 닦았다. 한국 전통예술 강좌를 맡았던 아티스트 청하는 한인이민사박물관에서 실력파 국악인으로 구성된 서의철 가단과 함께 전통연희 공연도 선보였다.

후안 두란 공(68) 메리다 한인후손회장은 "선조들이 즐겼다는 노래를 배우고 춤을 추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멕시코 유카탄반도는 1905년 중남미 최초로 1천33명의 한인이 도착해 정착한 지역이다. 한인 이민자들은 선박용 로프 등을 만드는 선인장의 일종인 에네켄 농장으로 끌려가 농장주의 횡포 속에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멕시코 한인 1세대는 '에네켄' 또는 '애니깽'으로 불린다.

이들은 고된 생활 속에서도 대한인국민회 메리다 지방회를 조직하고 독립군 양성을 위해 숭무학교를 세웠으며, 고국에 독립자금을 송금하기도 했다. 현재 멕시코와 쿠바 곳곳에는 3만여 명의 1세대 한인 후손들이 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