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언제 파리 대회 와보겠어요?"…'낭만' 따라온 한국 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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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묘역' 레쟁발리드에 배치된 김세연씨 "성대한 개회식 기대""경기장 배경이 되는 에펠탑도 너무 예쁘잖아요.개막식도 성대하게 한다고 하고, 언제 파리에서 하는 올림픽에 와보겠어요?"
영국 런던에서 지내던 김세연(23)씨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로 넘어왔다.
파리 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기 위해서다.
영국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보내던 김씨는 21일 파리에서 '서비스 이벤트 팀' 소속으로 주최 측으로부터 첫 교육을 받았다.대회 기간 레쟁발리드에 배치되는 김씨는 주최 측이 알려준 장내 각종 시설 위치를 숙지하고 상황 대응 요령을 외운다고 머리를 싸맸다.
김씨의 담당 구역이 된 레쟁발리드는 프랑스의 황제이자 탁월한 군사전략가로 세계사에 이름을 남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의 묘역이 있는 명소다.
군사 박물관을 겸하는 역사적 건축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오랜 기간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왔다.이 건축물과 맞닿은 녹지 공간에서 파리 올림픽 양궁 경기가 펼쳐진다.
자원봉사자들이 지원할 때 선호하는 종목을 알려주면 주최 측이 이를 고려해 근무 장소를 배정한다고 한다.
김씨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김제덕(예천군청)의 팬이라 망설임 없이 양궁을 골랐다.김씨가 막 교육을 이수할 때 김제덕을 포함한 우리나라 양궁 대표팀이 레쟁발리드에서 훈련 중이었다.
이날 교육을 마친 직후 샹젤리제 거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김씨는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선수들을 접할 기회가 많다는 점 외 레쟁발리드의 아름다운 정원과 센강의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점도 파리 올림픽 자원봉사자의 '숨어있는 복지'라고 한다.
김씨는 "예전에도 파리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봤던 파리가 너무 예뻐서 다시 왔다"며 센강에서 펼쳐지는 성대한 개회식이 가장 기대된다고 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개회식은 과거 대회와 다르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장관이 연출된다.
각국 선수단이 차례로 경기장에 입장하는 방식을 버리고 선수들이 센강에서 수상 행진을 한다.
160여척의 배는 파리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6㎞를 흘러 에펠탑 건너편 트로카데로 광장에 도착한다.
센강 주변이 곧 관중석인 만큼 최소 60만명의 관중이 참석하는 올림픽 사상 최대 개회식이 될 걸로 예상된다.경북 구미 출신의 김씨는 "떠나기 전에 아버지께 파리로 가도 되는지 여쭤봤다.
아버지께서는 '네 인생에 언제 파리 올림픽에서 자원봉사를 해보겠냐'며 보내주셨다"며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다니 아직은 '잘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파리 시내에 배치된 김씨와 달리 박재아(27)씨는 파리 북부 근교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일할 예정이다.
축구 팬들에게는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이 열린 장소로 잘 알려진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는 육상 경기가 열린다.
세부 종목 48개에 걸린 금메달을 놓고 1천8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스타드 드 프랑스를 뜨겁게 달군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간판으로 출격하는 선수는 높이뛰기의 우상혁(용인시청)이다.
"우상혁 선수를 직접 보고 싶다"는 박씨는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과 다른 프랑스의 삶을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박씨에게 전 세계적인 축제로 열리는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프랑스의 일상에 연착륙할 기회로 다가왔다.
자원봉사 기간 프랑스에 대한 '낭만적 기대'가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깨질지 궁금하다는 박씨는 "아직은 괜찮다.
하지만 본격적인 출근이 26일부터니까 그 이후가 문제"라고 웃었다.
두 사람과 같은 자원봉사자들이 마냥 기대만 품고 파리에 도착한 건 아니다.
김씨와 박씨 모두 센강 수질 문제 등 파리 올림픽을 둘러싸고 불거진 각종 문제를 모두 알고 있었다.
쏟아지는 관광객 사이에서 자원봉사자 업무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크다.
개회식 장소인 센강에서는 트라이애슬론과 오픈워터 스위밍 경기도 열린다.
그러나 선수들이 들어갈 수질이 좋지 않다는 지적과 논란이 개막 직전까지 이어지고 있다.김씨는 "직접 보니 센강 수질이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더라. 개회식도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릴까 걱정이 많다"면서도 "한국 사람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더 반가울 것 같다.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지내던 김세연(23)씨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로 넘어왔다.
파리 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기 위해서다.
영국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보내던 김씨는 21일 파리에서 '서비스 이벤트 팀' 소속으로 주최 측으로부터 첫 교육을 받았다.대회 기간 레쟁발리드에 배치되는 김씨는 주최 측이 알려준 장내 각종 시설 위치를 숙지하고 상황 대응 요령을 외운다고 머리를 싸맸다.
김씨의 담당 구역이 된 레쟁발리드는 프랑스의 황제이자 탁월한 군사전략가로 세계사에 이름을 남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의 묘역이 있는 명소다.
군사 박물관을 겸하는 역사적 건축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오랜 기간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왔다.이 건축물과 맞닿은 녹지 공간에서 파리 올림픽 양궁 경기가 펼쳐진다.
자원봉사자들이 지원할 때 선호하는 종목을 알려주면 주최 측이 이를 고려해 근무 장소를 배정한다고 한다.
김씨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김제덕(예천군청)의 팬이라 망설임 없이 양궁을 골랐다.김씨가 막 교육을 이수할 때 김제덕을 포함한 우리나라 양궁 대표팀이 레쟁발리드에서 훈련 중이었다.
이날 교육을 마친 직후 샹젤리제 거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김씨는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선수들을 접할 기회가 많다는 점 외 레쟁발리드의 아름다운 정원과 센강의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다는 점도 파리 올림픽 자원봉사자의 '숨어있는 복지'라고 한다.
김씨는 "예전에도 파리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봤던 파리가 너무 예뻐서 다시 왔다"며 센강에서 펼쳐지는 성대한 개회식이 가장 기대된다고 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개회식은 과거 대회와 다르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장관이 연출된다.
각국 선수단이 차례로 경기장에 입장하는 방식을 버리고 선수들이 센강에서 수상 행진을 한다.
160여척의 배는 파리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6㎞를 흘러 에펠탑 건너편 트로카데로 광장에 도착한다.
센강 주변이 곧 관중석인 만큼 최소 60만명의 관중이 참석하는 올림픽 사상 최대 개회식이 될 걸로 예상된다.경북 구미 출신의 김씨는 "떠나기 전에 아버지께 파리로 가도 되는지 여쭤봤다.
아버지께서는 '네 인생에 언제 파리 올림픽에서 자원봉사를 해보겠냐'며 보내주셨다"며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다니 아직은 '잘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파리 시내에 배치된 김씨와 달리 박재아(27)씨는 파리 북부 근교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일할 예정이다.
축구 팬들에게는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이 열린 장소로 잘 알려진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는 육상 경기가 열린다.
세부 종목 48개에 걸린 금메달을 놓고 1천8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스타드 드 프랑스를 뜨겁게 달군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간판으로 출격하는 선수는 높이뛰기의 우상혁(용인시청)이다.
"우상혁 선수를 직접 보고 싶다"는 박씨는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과 다른 프랑스의 삶을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박씨에게 전 세계적인 축제로 열리는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프랑스의 일상에 연착륙할 기회로 다가왔다.
자원봉사 기간 프랑스에 대한 '낭만적 기대'가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깨질지 궁금하다는 박씨는 "아직은 괜찮다.
하지만 본격적인 출근이 26일부터니까 그 이후가 문제"라고 웃었다.
두 사람과 같은 자원봉사자들이 마냥 기대만 품고 파리에 도착한 건 아니다.
김씨와 박씨 모두 센강 수질 문제 등 파리 올림픽을 둘러싸고 불거진 각종 문제를 모두 알고 있었다.
쏟아지는 관광객 사이에서 자원봉사자 업무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크다.
개회식 장소인 센강에서는 트라이애슬론과 오픈워터 스위밍 경기도 열린다.
그러나 선수들이 들어갈 수질이 좋지 않다는 지적과 논란이 개막 직전까지 이어지고 있다.김씨는 "직접 보니 센강 수질이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더라. 개회식도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릴까 걱정이 많다"면서도 "한국 사람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더 반가울 것 같다.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