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美기업대표단에 "中겨냥 무역·기술억압 중단 끌어내달라"

中, 허리펑 부총리 면담도 마련…박한 외신 평가 의식한 듯 3중전회 적극 홍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중국을 찾은 미국 기업 대표단과 면담에서 "미국 기업이 중국과 미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인 왕 주임은 전날 베이징에서 진행된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대표단과 면담에서 "미국 기업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미국 기업의 더 큰 발전을 이룰 뿐만 아니라 양국 관계 발전과 양국 국민의 우정을 증진하는데 새로운 기여를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중미(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국 관계 중 하나"라며 양국이 협력하느냐, 대결하느냐에 양국 국민의 안녕은 물론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달려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USCBC와 회원사가 각자의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 ▲ 중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 증진 ▲중국을 겨냥한 경제·무역·기술 억압 중단 ▲ 교류를 방해하는 장애물의 효과적인 해결 등을 추진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USCBC는 중국에 진출한 270여개 미국 기업이 속한 단체로 골드만삭스, 스타벅스, 나이키, 퀄컴, 허니웰 등 주요 미국 기업들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USCBC 크레이그 앨런 회장과 라지 수브라마니암(페덱스 CEO) 이사회 의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의 결과를 직접 듣고자 3중전회 폐막(18일)에 맞춰 최근 중국을 방문했다.

왕 주임은 "USCBC는 3중전회 이후 중국을 방문한 첫 번째 미국 기업대표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역사적 의미가 있고 세계의 이목을 끈 중요한 회의(3중전회) 이후 개혁을 전면적으로 심화시키려는 중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중전회에서 통과된 결정은 300가지가 넘는 중요한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있다"며 2029년까지 이를 모두 달성해 중국식 현대화를 확고히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 대표단은 3중전회를 통해 중국이 새로운 단계의 경제개혁을 촉진하고 개방을 더욱 확대하길 기대한다며 "미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 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 기업 대표단을 위해 경제 정책 '실세'로 통하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의 면담도 마련했다. 허 부총리는 전날 이뤄진 면담에서 3중전회 결과를 소개하면서 중국 경제 상황과 대외 개방정책에 관해서도 설명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그는 "USCBC가 영향력을 발휘해 미국 기업이 기회를 포착하고 중국 개혁개방을 더욱 전면적으로 심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이 이처럼 외국 기업인들을 향해 3중전회 결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데에는 이번 3중전회에서 과거와 같은 획기적 개혁 조치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외신의 박한 평가가 일부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