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진 대표 "폐쇄적인 토지·빌딩 거래, 누구나 접근 가능한 시장으로"

집터뷰
감평사 출신 김범진 밸류맵 대표

2017년 토지·건물 플랫폼 출시
AI 활용해 토지 가치 평가
“토지도 자주 보고 관심을 가지면 아파트처럼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김범진 밸류맵 대표(사진)는 지난 22일 서울 합정동 본사에서 “아파트보다 덜 대중적인 토지와 빌딩도 유연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토지·건물 플랫폼 밸류맵은 김 대표가 2017년 7월 출시한 부동산 스타트업(프롭테크)이다. 감정평가사로 일하던 그는 아파트 위주의 부동산 플랫폼이 대세이던 당시 토지 실거래가를 공개하는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깜깜이 거래’가 잦았던 토지와 꼬마빌딩 시장을 투명하게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올해 월간활성이용자(MAU)가 57만 명에 달한다. 김 대표는 “토지와 빌딩도 아파트처럼 유연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달 선보인 토지 위탁 운영 서비스 ‘오픈스페이스’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 대표는 “오픈스페이스는 사실상 토지 버전의 ‘에어비앤비’”라며 “토지 소유주는 쓰지 않는 땅을 플랫폼에 등록하고 임차인은 세컨드하우스(모듈러 주택)를 지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금융기법도 융합해 월 최저 66만원(60개월 기준)에 가전 가구 등을 모두 갖춘 세컨드하우스를 보유할 수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괜찮은 땅이 많이 등록됐다. 다음달 초 경기 남양주에서 모듈러 주택을 처음 착공할 예정이다.

올초 출시한 ‘인공지능(AI) 활용 부동산 가치 평가 모델’(AVM 솔루션)은 주로 금융기관이 경매 등을 통해 담보채권 회수 가능성을 따지는 데 활용된다. 실거래가와 비교했을 때 90%의 예측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매수자와 매도자, 중개사를 연결하는 ‘매칭 프로그램’도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중개 성공 사례는 올해 4644건으로 2년 새 네 배 가까이 늘었다.김 대표는 토지와 건물 등 덩치 큰 부동산 자산을 어떻게 쪼개서 유동화할지 늘 고민한다. 밸류맵이 기업에서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한 후 재임대해 자금을 조달하는 ‘토큰 증권발행’(STO) 사업을 준비 중인 이유다. 그는 “STO는 누구든지 내 자산을 증권으로 만들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게 매력”이라며 “STO 사업에서도 ‘기업구조조정형 토큰 증권’(CR-STO)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명현/심은지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