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사우디에 스마트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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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어온 연구 중동서 성과농심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토마토와 채소류 등을 생산하는 ‘한국형 스마트팜’을 구축한다. 지난 30년간 추진한 스마트팜 사업이 결실을 보며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만·카타르 등서도 '러브콜'
농심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및 컨소시엄 구성 기업 3개사와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사우디 시범 온실 조성 및 운영) 협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내년 말까지 사우디 수도 리야드 인근 약 4000㎡ 부지에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도 맡는다.이번에 짓는 스마트팜은 수직농장과 유리온실 복합 모델이다. 수직농장에서는 프릴드아이스, 케일 등 엽채류를 생산하고 유리온실에서는 방울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등을 재배한다. 단맛을 선호하는 중동인 입맛에 맞춰 쓴맛이 덜한 엽채류와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과채류 품종을 중심으로 생산한다. 여기에서 나온 작물은 사우디 현지 파트너사 유통망을 거쳐 우선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 현지 유통 매장인 카르푸, 루루하이퍼마켓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 등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농심은 스마트팜 등 푸드테크를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연구개발(R&D)과 사업화를 꾸준히 해왔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해 4월 “스마트팜 기술은 농심이 오랜 세월 연구를 지속해온 분야로 세계 무대에 도전할 만한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1995년 강원 평창에 감자연구소를 설립하며 스마트팜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2008년엔 경기 안양 공장에 수직농장을 만들었다. 2018년 사내 스타트업 팀을 구성하면서 특수작물 연구 재배 시설과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신설해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나섰다.2022년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처음 수출했고, 지난해에는 사우디·카타르 등과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농심은 중동에 작물 연구와 가공, 유통·판매 등 스마트팜 연관 산업을 모은 클러스터를 구축해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방침이다.
농심 스마트팜은 온습도, 이산화탄소 등 식물 재배 조건이 모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에 의해 자동으로 관리된다. 수경 재배 방식으로 물에 비료를 섞은 뒤 영양을 공급해 토양 불순물로 인한 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농심 관계자는 “컨소시엄 기업과 함께 사우디에서 한국형 스마트팜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