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덜 들고 파업도 안해"…'테슬라봇' 고용하는 머스크의 빅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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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업계,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붐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앞다퉈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은 첫 번째 징검다리에 불과하다. 공장 근로자를 로봇으로 대체해 업계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노조 리스크를 해소하겠다고 자동차 업체들은 설명한다.
테슬라 "인력난·노조리스크 해소
내년 공장 배치" 주가 5.2% 급등
BMW, 지난달 전기차 조립공장에
사람과 소통하는 '피규어01' 도입
현대차, 조만간 '아틀라스' 투입
폭스바겐은 무인 생산공장 추진
머스크 “내년 휴머노이드 로봇 사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테슬라는 내년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험 생산(low production)해 회사 내부에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사내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공장 배치를 의미한다. 이어 “2026년에는 다른 회사를 위해 대량생산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한 테슬라는 지난해 9월 자사 첫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시제품을 공개했다.머스크 CEO 발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5.15% 오른 251.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장 도입과 대량생산 시점이 테슬라가 지난 4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시점보다 1년가량 늦춰졌다는 점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머스크 CEO의 메시지를 구체적인 도입 계획이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제조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는 자동차 회사는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BMW는 지난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튼버그 전기차 공장 조립 라인에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피규어AI의 ‘피규어01’을 도입했다. 피규어01은 키 1.6m, 몸무게 60㎏의 전기 로봇으로, 최대 20㎏까지 물건을 들 수 있으며 한 번 충전으로 5시간 동안 작동한다. BMW 생산 라인에선 판금, 창고 관리 등에 활용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장착해 작업자와 소통도 가능하다. 피규어AI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아마존, 인텔 등에서 6억7500만달러(약 9100억원)를 투자받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다.메르세데스벤츠는 3월 미국 앱트로닉의 ‘아폴로’ 도입 계획을 밝혔다. 현대자동차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조만간 생산 라인에 투입할 방침이다.
인건비 낮추고 노조 리스크도 예방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완성차 가격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릴 것으로 기대한다.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로봇의 비용 효율성이 사람 근로자를 넘어섰기 때문이다.로봇 제조 비용도 기술 발전에 힘입어 계속 내려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비용은 전년보다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모건스탠리도 올해 초 보고서에서 공급망 다변화로 휴먼노이드 단가 인하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테슬라 옵티머스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당 가격이 2만~2만5000달러로 추정되는데,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점진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업계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 공정에서 장기적으로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본다. 제조 공정에 인간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되면 인건비가 절감되는 것은 물론이고 노조와 산업재해 리스크도 피할 수 있다.
최근엔 공장 전체를 사람 근로자 대신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채우는 계획도 공개됐다. 폭스바겐의 중국 합작사 FAW 폭스바겐은 중국 로봇 회사 ‘유비테크’와 손잡고 휴머노이드 로봇만 일하는 무인 자동차 제조 공장을 짓기로 뜻을 모았다.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도 유비테크의 휴머노이드 ‘워커S’를 모터 조립 라인에 배치해 훈련시키고 있다.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테크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데이터브리지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7억3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이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31년 232억4000만달러(약 32조17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강경주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