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일보다 늦게 열리는 광주 광산구 산하기관장 첫 인사청문회

구의회 "구청 늑장에 요식행위 우려"…광산구 "임용 늦출 것"
광주 광산구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구청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가 임용 예정일보다 이틀 늦게 열리는 촌극이 빚어지게 됐다. 23일 광산구와 광산구의회에 따르면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차기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는 31일 열린다.

지난해 10월 근거 조례를 제정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광산구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이다.

공단 차기 이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는 지난달 12일 발표됐는데, 공고문에는 임용 예정일이 인사청문회보다 이틀 앞선 이달 29일로 안내돼 임용 이후에야 청문회를 열게 됐다. 광산구의회는 지원서 접수 마감 시한이었던 지난달 27일로부터 약 3주가 지난 이달 17일에야 광산구로부터 인사청문 요청 공문을 받았다.

구의회는 청문회 실시계획서 작성 등 절차적 요건을 갖추고, 진행 중인 의사일정을 처리하느라 인사청문회를 일정을 임용 예정일보다 늦게 열기로 했다.

후속 절차까지 고려하면 공단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내달 6일께 광산구청장에게 송부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장이 임용된 이후 청문회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등의 절차가 진행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광산구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광산구의 뒤늦은 요청 때문에 공단 이사장 인사청문 절차를 임명 예정일보다 늦게 진행하게 됐다"며 "공단 이사장 임명은 일찌감치 계획됐는데도 '청문회 무용론'을 부추긴 점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석 광산구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은 "인사청문회가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고 철저한 검증 절차로서 기능하도록 박병규 구청장은 경과보고서 의견을 이사장 임명에 반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산구는 의회 측 유감 표명 등에 따라 이사장 임용 예정일을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공단 임원 추천위원회로부터 7월 10일 1차 심사 결과를 통보받아 주말을 제외한 닷새 동안 서류구비 등 준비를 마쳐 일정 자체가 빠듯했다"며 "인사청문 절차에 맞춰 이사장 임용 예정일을 연기할 방침으로 요식행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