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뽑을데 없네"…더 찾기 힘든 은행 A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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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뱅킹 확산에 사용 급감모바일 뱅킹 확산으로 은행 영업점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현금자동입출금기(ATM)까지 급감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이용자 감소로 ATM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지만,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년간 1만4426개 사라져
"비용 따지면 불가피한 선택"
24일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약 6년간 철수한 ATM은 총 1만4426개로 집계됐다. 2018년 2102개를 시작으로 2020년 2770개, 2022년 2424개 등 매년 2000여 개의 ATM이 폐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660개가 철수됐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ATM 관리와 냉·난방비 등 유지 비용 때문에 ATM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뱅킹과 페이 등 간편결제 이용 증가로 현금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하면 ATM 축소는 자연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은행 영업점 축소와 맞물려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제한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은행 영업점 역시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8년부터 올 6월까지 폐쇄된 은행 영업점은 1003개에 달한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179개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어 우리은행(161개), 국민은행(159개), 하나은행(159개) 순이었다.폐쇄되는 영업점은 2020~2022년 매년 200곳이 넘었으나 작년엔 97개, 올해는 6월 말까지 43개로 줄어드는 등 감축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통해 영업점 폐쇄 과정을 까다롭게 해 은행권이 속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사전영향평가를 하고 폐점 영업점을 대체할 수단을 마련해야 영업점 문을 닫을 수 있다. 강 의원은 “은행이 비용 효율화와 비대면 은행 거래 증가를 앞세워 지속적으로 점포를 폐쇄하고 ATM을 철수하고 있다”며 “당국은 ‘은행 지역 재투자 평가’ 시 은행 점포 감소의 감점 부과 폭을 확대하는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