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주 남은 '엔젤스 인 아메리카'…막바지 연습에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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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극 도전 유승호 "성소수자 이해하려고 노력…성경 창세기도 읽어"
이효정·이유진 부자 연기 대결도 눈길…"함께 연습하면서 더 돈독해져"
공연시간 3시간 소요…신유청 연출 "관객 무사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 사회적 소수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출연진들이 개막 공연을 2주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연극 도전에 나선 배우 유승호는 24일 서울 강북구 성신여자대학교 운정그린캠퍼스에서 열린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고민하면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85년 뉴욕을 배경으로 에이즈에 걸린 프라이어와 동성 연인 루이스, 성 정체성에 괴로워하는 모르몬교도 조셉과 약물에 중독된 아내 하퍼, 권력에 집착하는 극우 보수주의 변호사 로이 등 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유승호는 주인공 프라이어 역으로 출연한다. 첫 연극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은 유승호는 부담이 적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품이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게 없어서 관련된 영화나 연극을 찾아보는 것은 물론 성경의 창세기 부분도 읽어보고 있다"면서 "제가 연기하는 성소수자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도록 성소수자처럼 외관을 꾸며 그들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직접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유승호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거나 액세서리를 차는 등 성소수자들이 느끼는 일상적인 시선을 배우가 직접 느껴보라는 조언을 받았다"면서 "직접 해보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유승호와 함께 프라이어 역에 캐스팅된 배우 손호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지난 2014년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이후 10년 만에 무대 공연에 나선 손호준은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10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큰 도전에 나섰다"면서 "출연진들이 모여서 성소수자 관련 자료를 함께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자 관계인 배우 이효정과 이유진의 연기 대결도 이번 작품의 또 다른 볼거리다. 이효정은 '악마 변호사' 로이 역으로 출연하고, 이유진은 로이에 의해 출세에 대한 욕망을 갖게 되는 모르몬교도이자 동성애자 조셉 역을 맡았다.
아들과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추는 이효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부자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며 기뻐했다.
그는 "매일 만나서 같이 밥을 먹고 연기 연습을 하니 마치 잃어버린 아들을 다시 찾은 기분"이라며 "처음에는 아들의 눈을 보면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이유진도 "첫 대본 리딩 때 아버지께서 놀라울 정도의 역량을 보여주셨다"면서 "아버지의 연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셉의 아내이자 약물에 중독된 여인 하퍼 역의 배우 고준희와 정혜인의 연극 도전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9년 드라마 '빙의' 이후로 5년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한 고준희는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도전하는 연극 무대를 준비 중"이라며 "무대 공포증이 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찬가지로 첫 연극 연기에 나선 정혜인도 "하퍼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안을 수 있는 깊고 넓은 캐릭터"라며 "제게 손을 내밀어 준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본래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3시간이 소요되는 파트 원과 5시간의 파트 투로 나뉘는 작품이다.
파트 원이 1980년대 보수적인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동성애자, 흑인, 유대인, 모르몬교도인, 에이즈 환자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정체성 혼란을 다뤘다면, 파트 투는 극한의 위기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통해 삶을 회복하고 변화시키는가에 주목한다.
이번 작품은 전반부 3시간 분량을 다룬 파트 원에 해당한다.
연출을 맡은 신유청 감독은 "30분에 불과해도 지루한 작품이 있고, 3시간을 공연해도 언제 시간이 갔는지 모를 작품도 있다"면서 "잘 정리된 대본을 통해 배우들이 쉴 새 없이 연습하고 달려왔다.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이 흥행해 곧바로 파트 투가 제작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신 감독은 "처음에는 파트 원과 파트 투를 묶어 총 8시간이 소요되는 연극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파트 원부터 하게 됐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파트 원 출연진과 함께 파트 투도 연출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정도 "무거운 주제의 리스크가 큰 작품인데도 용기를 낸 제작사와 신 감독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관객이 완성된 작품을 보면 파트 투를 많이 기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다음 달 6일부터 9월 28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서울 시그니처홀에서 상연된다. /연합뉴스
이효정·이유진 부자 연기 대결도 눈길…"함께 연습하면서 더 돈독해져"
공연시간 3시간 소요…신유청 연출 "관객 무사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 사회적 소수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출연진들이 개막 공연을 2주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연극 도전에 나선 배우 유승호는 24일 서울 강북구 성신여자대학교 운정그린캠퍼스에서 열린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고민하면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85년 뉴욕을 배경으로 에이즈에 걸린 프라이어와 동성 연인 루이스, 성 정체성에 괴로워하는 모르몬교도 조셉과 약물에 중독된 아내 하퍼, 권력에 집착하는 극우 보수주의 변호사 로이 등 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유승호는 주인공 프라이어 역으로 출연한다. 첫 연극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은 유승호는 부담이 적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품이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게 없어서 관련된 영화나 연극을 찾아보는 것은 물론 성경의 창세기 부분도 읽어보고 있다"면서 "제가 연기하는 성소수자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도록 성소수자처럼 외관을 꾸며 그들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직접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유승호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거나 액세서리를 차는 등 성소수자들이 느끼는 일상적인 시선을 배우가 직접 느껴보라는 조언을 받았다"면서 "직접 해보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유승호와 함께 프라이어 역에 캐스팅된 배우 손호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지난 2014년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이후 10년 만에 무대 공연에 나선 손호준은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10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큰 도전에 나섰다"면서 "출연진들이 모여서 성소수자 관련 자료를 함께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자 관계인 배우 이효정과 이유진의 연기 대결도 이번 작품의 또 다른 볼거리다. 이효정은 '악마 변호사' 로이 역으로 출연하고, 이유진은 로이에 의해 출세에 대한 욕망을 갖게 되는 모르몬교도이자 동성애자 조셉 역을 맡았다.
아들과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추는 이효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부자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며 기뻐했다.
그는 "매일 만나서 같이 밥을 먹고 연기 연습을 하니 마치 잃어버린 아들을 다시 찾은 기분"이라며 "처음에는 아들의 눈을 보면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이유진도 "첫 대본 리딩 때 아버지께서 놀라울 정도의 역량을 보여주셨다"면서 "아버지의 연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셉의 아내이자 약물에 중독된 여인 하퍼 역의 배우 고준희와 정혜인의 연극 도전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9년 드라마 '빙의' 이후로 5년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한 고준희는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도전하는 연극 무대를 준비 중"이라며 "무대 공포증이 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찬가지로 첫 연극 연기에 나선 정혜인도 "하퍼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안을 수 있는 깊고 넓은 캐릭터"라며 "제게 손을 내밀어 준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본래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3시간이 소요되는 파트 원과 5시간의 파트 투로 나뉘는 작품이다.
파트 원이 1980년대 보수적인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동성애자, 흑인, 유대인, 모르몬교도인, 에이즈 환자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정체성 혼란을 다뤘다면, 파트 투는 극한의 위기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통해 삶을 회복하고 변화시키는가에 주목한다.
이번 작품은 전반부 3시간 분량을 다룬 파트 원에 해당한다.
연출을 맡은 신유청 감독은 "30분에 불과해도 지루한 작품이 있고, 3시간을 공연해도 언제 시간이 갔는지 모를 작품도 있다"면서 "잘 정리된 대본을 통해 배우들이 쉴 새 없이 연습하고 달려왔다.
관객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이 흥행해 곧바로 파트 투가 제작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신 감독은 "처음에는 파트 원과 파트 투를 묶어 총 8시간이 소요되는 연극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파트 원부터 하게 됐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파트 원 출연진과 함께 파트 투도 연출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정도 "무거운 주제의 리스크가 큰 작품인데도 용기를 낸 제작사와 신 감독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관객이 완성된 작품을 보면 파트 투를 많이 기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다음 달 6일부터 9월 28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서울 시그니처홀에서 상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