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예상밖 돌풍…"3자대결선 4%P 우세"
입력
수정
지면A12
후보 등극 하루 만에 역전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 도전을 공식화한 뒤 선거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일부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등 일찍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하며 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해리스 승리 확률 40→43%로
유권자 56% "예리한 후보"
트럼프측 "허니문 끝나면
표심 바뀌어…토론서 붙자"
○“트럼프는 여성 학대 포식자”
해리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교외 지역인 웨스트앨리스에서 첫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검사 경력을 언급하면서 “모든 종류의 가해자를 상대했다”며 “여성을 학대하는 범죄자, 소비자를 속이는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어긴 사기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트럼프 같은 타입을 안다는 점을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에 도전하면서 민주당 지지 세력도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저넬 모네이와 존 레전드, 찰리 XCX 등 유명 뮤지션이 공개적으로 해리스 부통령 지지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정치 이벤트 예측 플랫폼 ‘프레딕트잇’에서 이날 오후 4시까지 24시간 사이에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40%에서 43%로 높아졌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확률은 58%에서 55%로 낮아졌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등록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전날부터 이날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중 56%는 해리스 부통령을 “정신적으로 예리하고 도전에 대처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49%만 대처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선거자금 승계는 불법”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의 돌풍을 잠재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토니 파브리지오는 이날 캠프가 언론에 공개한 ‘해리스 허니문’ 제목의 내부 문건에서 “단기적으로 여론조사가 변하고 해리스가 당 지지 기반을 더 공고하게 할 수 있으나 그녀가 누구인지는 바뀌지 않는다”며 “허니문은 끝나고 유권자는 다시 조 바이든의 부조종사로서 해리스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캠프 법률 고문인 데이비드 워링턴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해리스가 바이든이 남긴 선거 자금 9150만달러(약 1265억원) 강탈을 꾀하고 있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차별화에 나섰다. 그는 26일 플로리다주 내 개인 리조트 마러라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다고 트루스소셜에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의 ‘힘을 통한 평화’ 아젠다는 이 끔찍하고 치명적인 전쟁과 폭력적 충돌이 끝나야 함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며 “해리스는 이것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또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되면 그와 몇 차례 토론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하기를 당연히 원한다”며 “그들(바이든과 해리스)은 똑같은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그(해리스)도 (나와 토론하고 나면)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