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주세 감면 확대…주류시장 규제도 완화 [2024 세법개정안]

향·색소 첨가해도 '막걸리'로 인정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막걸리 엑스포'(막스포 2024)를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위해 주세 감면 대상을 확대한다. 향료나 색소가 첨가된 탁주(막걸리)에 대해선 기존보다 세율을 낮춰주기로 했다. 이른바 ‘바나나향 막걸리’ 등의 다양한 제품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가 2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기본적으로 주류에 붙는 주세는 출고수량(주정, 탁주, 맥주)이나 출고가격(그 외 주류)에 세율을 곱해 계산한다. 세율은 술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증류주는 72%고, 발효주 중 약주·청주·과실주는 30%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는 농업 분야 저율 과세 기조에 따라 전통주로 인정되는 술에 대해 주세의 50%를 감면해주고 있다. 단, 전통주 제조업체 전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발효주의 경우 전년도 출고량이 500㎘ 이하여야 하고, 증류주는 250㎘ 이하여야 세율이 경감된다.

정부는 ‘주세 감면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전통주 업계의 목소리를 이번 세법개정안에 적극 반영했다. 발효주의 경우 전년도 출고량 기준을 700㎘ 이하, 증류주는 350㎘ 이하인 제조자로 대상을 확대했다.감면 구간도 늘린다. 기존에는 발효주 200㎘ 이하에 대해서만 주세를 50% 깎아줬는데 200~400㎘ 구간에 대해서도 30% 감면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증류주도 100㎘ 이하 50% 감면에 더해 100~200㎘는 30% 감면율을 추가한다.

다만 전통주에 대한 주세 감면 확대가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격 조정 문제는 업계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이번 주세 경감 확대는 내년 1월 1일 반출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막걸리에 향료나 색소를 첨가해도 막걸리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막걸리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돼 세 부담이 컸다. 예컨대 막걸리에 향료와 색소를 첨가한 제품(750㎖)의 출고가격이 1000원일 경우 현행대로라면 기타주류로 분류돼 한 병당 세 부담이 246원에 달한다. 막걸리로 인정되면 세 부담이 한 병당 33원으로 줄어든다. 기타주류의 세율은 30%, 막걸리 세율은 ℓ당 44.4원이다.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현재 탁주에 향료나 색소를 아예 못 넣는 것은 아니지만 주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돼 세율이 올라가다 보니 (업계에서) 실질적으로 탁주에 향료나 색소를 잘 못 넣고 있다"며 "조금 더 다양한 탁주가 나올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