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공의 집단사직 종용 혐의' 전 의협 간부 다시 소환

주수호 "법정 세우면 떳떳하게 잘잘못 가릴 것…의대 증원 백지화해야"
전공의 집단사직을 부추긴 혐의로 수사를 받는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5일 경찰에 다시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주 전 위원장을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청사로 소환해 조사했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3월에도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주 전 위원장은 조사 전 취재진에게 "요양기관 강제(당연)지정제는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위헌적 제도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를 몰락시킬 수밖에 없음을 의사들이 오랫동안 주장해왔다"며 "후배 의사들이 각성해 왜곡된 제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 정원을 증원할 경우 전문의가 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스스로 전공의 생활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내가 그들을 교사했다는 죄로 법정에 세운다면 피하지 않고 떳떳하게 잘잘못을 가리겠다"고 했다.

이어 주 위원장은 "대통령께 한 말씀 올리겠다"며 "근거 없는 의대 정원 증원을 결정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책임을 물어 경질하고 증원을 백지화해 의사들이 대한민국 의료를 소생시킬 수 있는 주도적 세력으로 나설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날 경찰 조사에 대해서는 "숨겨야 할 이유도 없고 숨길 것도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며 "새로운 문건이 하나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내가 모르는 새로운 사실에 대해 질문하면 아는 그대로 숨김없이 당당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가 의협 전·현직 간부들을 의료법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이달 내로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달 20일 주 전 위원장과 함께 고발당한 임현택 의협 회장을 추가 소환했으며 이달 10일과 20일에는 박명하 전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김택우 전 의협 비대위원장을 각각 불러 조사했다. 경찰청장에 내정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의협 관계자를 조사했고 두 명 정도만 더 소환하면 수사가 마무리될 것 같다"며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