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 정치 성향 때문에 회사 물려주려다…미디어 재벌家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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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에게 회사 몰아주려다폭스 뉴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을 소유한 세계적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93) 일가가 분쟁에 휩싸였다. 루퍼트 머독이 장남이자 후계자로 지목된 라클란 머독이 독자적으로 소유 미디어들을 운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난해 말 신탁조건 깜짝 변경을 추진하면서 나머지 세명의 성인 자녀들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드라마 같은 재벌家 상속 전쟁
루퍼트 머독, 장남이 독자 운영 가능케 신탁변경 추진
나머지 성인 세 자녀 극렬 반발…미드 '석세션' 연상
뉴욕 타임스는 루퍼트 머독이 그의 사후 장남 라클란 머독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해 가족 신탁을 조정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그의 네 성인 자녀 중 세 명이 반대하고 나섰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종전의 신탁은 머독의 네 자녀 모두에게 회사의 미래에 대해 동등한 발언권을 부여하는 내용이었다.뉴욕 타임스의 보도는 미국 네바다 유산 관리 위원의 48페이지짜리 결정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루퍼트 머독이 폭스 뉴스, 뉴욕 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 및 폭스 코퍼레이션과 뉴스 코퍼레이션의 다른 미디어들이 현재 시청자와 독자에게 제공하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라클란 머독이 정치적으로 조금 더 온건한 성향을 보이는 형제자매들의 간섭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해야만 보수적 편집 성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가족 간 갈등은 작년 말 루퍼트 머독이 신탁 수정에 대한 자녀들의 동의를 얻으려고 하면서 시작됐다. 루퍼트 머독은 네 명의 성인 자녀 이외에 세 번째 아내 웬디 덩과의 사이에서 클로이와 그레이스 두 딸을 두고 있다. 이 두 막내 자녀는 신탁에서 지분을 받지만, 다른 네 자녀와 같은 투표권을 갖지 않는다.
루퍼트 머독의 네 성인 자녀 중 라클란 머독은 정치적 성향 측면에서 아버지와 가장 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제임스와 엘리자베스는 더 자유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자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프루던스는 공개적으로 가족 분쟁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전격적으로 참전했다. 그의 이번 참여는 형제·자매들이 아버지가 장남에게 권력을 넘기려는 시도에 대해 얼마나 화가 났는 지를 보여준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설명이다. .머독 가문의 최근 움직임은 HBO가 방영해 화제를 일으킨 드라마 ‘석세션’의 줄거리를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드라마는 머독 가문을 비롯해 기타 가족 경영 기업들의 가문 얘기를 사업 제국을 느슨하게 기반으로 하고 있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