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는 크래프톤 먹여살렸는데 리니지는…'효자' 성적표에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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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넥슨·크래프톤·넷마블 '맑음', 엔씨·카겜 '우울'게임업계가 효자로 꼽히는 지식재산(IP)의 글로벌 흥행 여부에 따라 2분기 성적이 크게 엇갈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인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2K(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는 올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은 호실적으로 거둘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엔씨와 카겜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는 회사의 실적을 끌어주는 이른바 효자 IP의 기여도가 희비를 갈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2분기 예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5495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8.8% 늘어난 1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크래프톤은 서바이벌 슈팅 게임 'PUBG: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흥행으로 인해 오랜 신작 부재에도 2분기 역시 '배그원탑'의 아성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배그의 글로벌 성적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특히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에서 누적 이용자 1억8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안정적인 트래픽을 기록하고 있다. 게임 아이템 확률 오기재·콜라보 의상 성희롱 논란이 있던 뉴진스와의 협업 사업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올리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관측이다. 반면 엔씨는 2012년 2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효자 IP였던 리니지 시리즈의 부진이 2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
'리니지M'은 여전히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견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리니지2M', '리니지W' 등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에 지난해 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와 지난달 얼리액세스로 선보인 신작 '배틀크러쉬'가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엔씨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한 3864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은 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넥슨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2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했다. 당시 넥슨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923억~1047억엔(약 8390억~9517억원), 173억~277억엔(1572억~2518억원)을 제시하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 추산했다.업계에서는 넥슨의 2분기 매출이 자체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넥슨이 올해 5월 선보인 중국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초기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기 때문. 출시 당시 던파 모바일은 6시간 만에 중국 부동의 1위 국민 게임인 '왕자영요'를 제치고 앱스토어 게임 매출 1위에 올랐다.
앱 마켓 시장조사 업체 센서 타워에 따르면 중국 던파 모바일은 출시 한 달간 3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일 글로벌 정식 출시한 넥슨 최초의 루트 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직후 게임 플랫폼 스팀(PC)에서 동시 접속자 22만명과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출시 6일 만에 최고 동시 접속자 26만명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어 올 하반기 실적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넷마블은 2분기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레이븐 2' 등 속도감 있게 출시한 신작이 연달아 흥행한 덕을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오랜 적자의 늪에서 빠졌던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2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이러한 성과가 반영돼 본격적인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의 2분기 매출은 770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7% 늘고 영업이익은 683억원으로, 영업손실 372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2분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2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 영업이익은 119억원으로 55%가량 급감한다는 관측이다. 이에 올 하반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신작 '스톰게이트'와 '패스 오브 액자일2', '발할라 서바이벌', '가디스 오더' 등을 국내와 글로벌에 출시해 부진한 실적을 돌파하겠다는 것이 카카오게임즈의 구상이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