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이 냉각하는 '복사냉각 소재'에 다양한 색상 구현

KIST 나노포토닉스硏 개발…건물 외부·차량 등 이용 가능
전기 없이도 여름철 냉방 효율을 높이는 복사냉각 소재의 단점으로 지목되던 제한된 색상을 다양하고 선명하게 구현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강진구 나노포토닉스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외부 전력 없이 냉각하면서도 동시에 색을 낼 수 있는 색상형 복사냉각 액정 소재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복사냉각 기술은 태양광을 선택적으로 반사하거나 흡수해 열을 방출해 온도를 떨어트리는 냉방 기술이다.

이 소재를 낮 시간용으로 활용할 때는 태양광 흡수를 낮추기 위해 하얀색을 쓰는데, 이 경우 여러 색상 구현이 어려워 건물이나 차량에 활용하기 힘들었다. 대안으로 빛 흡수를 통해 색을 내는 색상형 복사냉각 소재가 개발돼 왔으나 색깔 때문에 온도를 줄이는 효과가 낮았고, 빛 반사를 이용한 광결정 소재는 뚜렷한 색상을 잘 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복사냉각 물질인 상용 액정(LC242)에 첨가물을 넣어 나선형으로 정렬시키는 방법으로 굴곡진 나선형 액정 광결정을 제작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

주기적인 나선형 구조로 색을 띠는 '구조색'을 통해 선명한 색상을 내는 방식으로 여기에 회전 코팅 공정을 이용해 굴곡을 넣어 각도와 관계없이 선명한 색상을 내게 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소재로 한낮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 같은 색의 상용 페인트가 60도 이상 달궈지는 데 비해 이 소재는 30도가량을 유지해 최대 30.8도 온도 차를 보였다.

또 주변 공기와 비교해도 이 물질은 약 3.1도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건물 외부나 차량, 야외 레저용 소품과 군사용 텐트 등에 활용하면 전력 소모 없이 냉방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저가의 단순한 회전 코팅 공정을 통해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의 대면적화가 성공한다면 향후 전자기기나 모빌리티 등 광범위한 분야의 냉각에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화학공학 저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