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A도 반한 'AI의 대가' 레픽 아나돌, 북촌서 아시아 첫 개인전

서울 종로구 북촌 '푸투라 서울' 개관
개관전으로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 전시
9월 5일부터 12월 8일까지
9월 5일 레픽 아나돌의 개인전이 열릴 푸투라 서울 내부 전경.
2022년 11월, 뉴욕 현대미술관(MoMA·모마) 1층에 걸린 높이 8m짜리 초대형 미디어아트 작업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놀라움의 중심에 선 건 한 작가의 작품. 모마가 200년 동안 수집한 작품 13만 8000여 점과 날씨, 관람객의 동선 등 여러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영상으로 내보낸 작품이다.

‘현대미술의 정수’로 꼽히는 모마가 1층 로비에 AI 작품을 전시했다는 점에서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다. '그게 뭔지 한 번 보자'며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전시 기간도 네 번이나 연장됐다. 이 작품을 만든 주인공은 튀르키예계 미국인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 그가 오는 9월, 자신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열 곳으로 서울을 택했다.그의 개인전 이 열릴 장소로 낙점된 곳은 서울의 중심으로 불리는 북촌이다. 이곳에 새롭게 자리를 튼 예술 공간 '푸투라 서울'에서 아나돌의 예술 세계가 펼쳐질 예정이다. ‘미래’를 뜻하는 라틴어 ‘Futura’에서 이름을 따 온 푸투라 서울은 과거 사대부들의 생활공간이었던 북촌 한옥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했다.

푸투라 서울은 프레임(FRAME) 어워드, IF 디자인 어워드, 디진(Dezeen) 어워드 등 세계 디자인상을 휩쓴 WGNB의 백종환이 건축을 맡았다. 전시 공간, 옥상 정원, 테라스 등 3층 규모로 구성됐다. 한옥의 고즈넉함과 현대 건물의 웅장함을 한 번에 느낄 수 있게끔 설계했다.
9월 5일 레픽 아나돌의 개인전이 열릴 푸투라 서울 내부 전경.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관객들은 한옥 처마 밑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주요 전시 공간이 될 1층과 2층은 층고를 높게 구성했다. 천장의 높이만 10.8m다. 3층엔 테라스와 옥상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 외부로 나와 북촌 한옥마을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다.레픽 아나돌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푸투라 서울에서는 다양한 국내외 전시와 협업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북촌을 지나는 누구나 예술을 보고, 경험하고,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9월 5일 레픽 아나돌의 개인전이 열릴 푸투라 서울 내부 전경.
아나돌의 전시 'Echoes of the Earth: Living Archive'에서는 레픽 아나돌이 자신의 스튜디오 팀원들과 10년간 힘을 쏟은 작업이 관객을 만난다. AI와 상상력의 융합을 담은 작품이다. 자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접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거대 자연 모델'을 사용한 설치작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아나돌은 자연 속에 떠다니는 방대한 데이터가 어떻게 시각적인 작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작품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푸투라 서울을 찾는 관객들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미적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전시는 9월 5일부터 12월 8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