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버스 타보니…깜빡이에 차선 변경,돌발상황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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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제주공항∼서귀포시청 58㎞ 구간 등 시범 운행
탑승자들, 노련한 운행에 입이 '쩍'…갑자기 들어온 차량에 양보도
"노련한 운전사가 핸들을 잡은 것 같이 편하고 승차감도 좋아요. "
25일 오전 자율주행 버스인 '탐라자율차' (12인승 쏠라티)가 제주시 내 중심지 도로를 달렸다.
탑승객 한민주(22)씨는 신기한 체험을 하는 듯 연신 버스의 운행 상황과 주변 교통 상황을 살피느라 두리번댔다. 탐라자율차는 교통량이 많은 사거리에서도 다른 차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며 이동했다. 2차선을 타고 달리다가 정류장을 앞두고 정차하려고 스스로 깜빡이를 켠 뒤정류장 쪽 3차선으로 옮겨가 정차까지 했다.
서귀포로 넘어가는 평화로에서 교통이 제일 복잡한 곳으로 꼽히는 제주시 무수천 사거리에 다다르자 한 차량이 갑자기 차선을 바꿔 탐라자율차 앞으로 끼어들었다.
돌발 상황이지만 탐라자율차는 스스로 제동을 걸어 속도를 낮추며 여유롭게 양보까지 했다. 탐라자율차는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제주 버스터미널, 제주국제공항, 신제주로터리 등에 이어 평화로를 따라 서귀포시로 넘어간 후 안덕면, 중문관광단지 입구, 서귀포시 제1청사 앞까지 단일 노선 58㎞를 달리는 동안 어색함 없이 주행했다.
노선상의 17곳의 정류장에 다다를 때마다 정확히 정차한 뒤 손님을 태우고 다시 출발했다.
구간단속이 이뤄지는 평화로 도로에서는 주로 2차로를 이용해 최고 80km 속도를 유지했다. 또 다른 승객 황은미(33)씨는 "이전에도 자율주행차를 시승해보려고 했지만, 실제로 타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첫 정류장인 제주시청에서 마지막 정류장인 서귀포시청 1청사까지는 운행시간으로는 총 2시간 가량 걸렸다. 탐라자율차는 24일 첫 운행을 시작해 첫날 승객 2명을 태웠고 25일 오전까지 승객 3명을 목적지까지 태워다 줬다.
아직은 운행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아 승객들이 많지 않았지만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가는 장거리의 901번 노선이라 주로 신제주 지점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탑승해 서귀포시로 넘어갔다.
차량 내부에는 주변 차량 운행 상황과 보행자 이동 상황 등을 구현한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이 스크린을 통해 현재 자율주행인지, 수동운행 상황인지 승객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또 승객들이 현재 위치와 다음 정류장을 알 수 있는 버스정보 스크린도 있다.
운전석에는 법적으로 반드시 탑승해야 하는 인원 1명과 조수석에서는 돌발 교통 상황 등을 기록하는 인원 1명이 앉았다.
이들은 자율주행차의 운행 확대를 위해 시험 기간 안전 운행에 힘쓰고 주변 교통 흐름을 면밀히 체크했다.
탐라자율차 운전석에는 운전자가 앉도록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는 운행하는 동안 운전자의 개입은 거의 없었다.
현행법상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이기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 및 노인보호 구역 3∼4개 구간에서는 법적으로 운전자가 운전해야 한다.
보호구역에 다다르자 탐라자율차는 자동으로 알림이 나와 곧바로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거나 제동장치를 살짝 밟아 수동 운전으로 전환했다.
보호구역을 지나자 다시 자율주행 상태로 넘어갔다.
탐라자율차에는 5대의 센서(라이더)와 8대의 카메라, 1대의 감지 센서(레이더) 등이 탑재돼 실시간으로 주변 교통상황을 360도 전방위로 미세하게 감지했다.
개나 고양이가 차 앞으로 갑자기 뛰어들더라도, 또는 더 작은 물체가 차 쪽으로 날아드는 돌발 상황에도 이를 감지해 척척 세우거나 피할 수 있다.
탐라자율차는 현재 시중의 다른 자율주행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필요할 때만 개입하는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을 자연스럽게 구현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주의 탐라자율차는 단일 노선(901번 버스 노선 총 58㎞)으로는 국내에서 최장 거리를 운행한다.
충청~세종~대전 등의 충청권 지구 총 87.3㎞에 자율주행차 운행 허가가 났지만, 현재 청주 오송역∼대전 반석역 33㎞가량의 구간에만 운행하고 있다.
나머지 구간에도 자율주행차가 추가로 운행할 계획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달라서 각각의 노선에 다른 차들이 달린다.
탐라자율차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라이드플럭스 김윤관 프로젝트 매니저는 "제주시∼서귀포시 구간 58㎞를 왕복해 총 116㎞의 단일 노선 거리를 자율주행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에서도 대중교통에 투입된 버스로는 최장 거리 수준의 자율주행 운행으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이 제주에서 자율주행 시험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은 제주의 다채로운 지형과 기후 덕분이다. 제주에서는 1시간 이내에 해발고도가 낮은 해안도로에서부터 산간 도로, 복잡한 도심지 도로, 한적한 농촌 도로를 모두 테스트할 수 있다.
게다가 해발고도에 따라 날씨 상황이 급변해 한파, 폭우 등 다양한 기후 상황에 맞춰 대응 능력을 점검 할 수 있다.
또한 관광지여서 자율주행을 도입한 렌터카를 운행할 수 있는 등 사업 여건도 좋다.
제주도는 연말까지 탐라자율차를 시험 운행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확대 운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탐라자율차는 901번 버스 노선 외에도 제주시청∼제주국제공항∼제주시청(902번 버스 노선) 9.3㎞ 구간도 운행하고 있다.
탐라자율차에는 만 6세 미만 영유아의 탑승이 제한되며 만 6∼13세 어린이는 법정대리인의 동의하에 동반 탑승할 수 있다.
반려동물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및 이동 가방을 소지해야 반려인과 함께 탈 수 있다.
사전에 제주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운행 시간을 확인해서 탑승할 수 있고, 요금은 일반 버스 요금과 동일하고 환승요금도 적용된다.
탐라자율차는 평일에만 운행하고 탑승 인원은 12명이다. 또 폭우나 폭설 등 기상특보가 내려지면 안전상의 이유로 수동으로 운행한다. /연합뉴스
탑승자들, 노련한 운행에 입이 '쩍'…갑자기 들어온 차량에 양보도
"노련한 운전사가 핸들을 잡은 것 같이 편하고 승차감도 좋아요. "
25일 오전 자율주행 버스인 '탐라자율차' (12인승 쏠라티)가 제주시 내 중심지 도로를 달렸다.
탑승객 한민주(22)씨는 신기한 체험을 하는 듯 연신 버스의 운행 상황과 주변 교통 상황을 살피느라 두리번댔다. 탐라자율차는 교통량이 많은 사거리에서도 다른 차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며 이동했다. 2차선을 타고 달리다가 정류장을 앞두고 정차하려고 스스로 깜빡이를 켠 뒤정류장 쪽 3차선으로 옮겨가 정차까지 했다.
서귀포로 넘어가는 평화로에서 교통이 제일 복잡한 곳으로 꼽히는 제주시 무수천 사거리에 다다르자 한 차량이 갑자기 차선을 바꿔 탐라자율차 앞으로 끼어들었다.
돌발 상황이지만 탐라자율차는 스스로 제동을 걸어 속도를 낮추며 여유롭게 양보까지 했다. 탐라자율차는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제주 버스터미널, 제주국제공항, 신제주로터리 등에 이어 평화로를 따라 서귀포시로 넘어간 후 안덕면, 중문관광단지 입구, 서귀포시 제1청사 앞까지 단일 노선 58㎞를 달리는 동안 어색함 없이 주행했다.
노선상의 17곳의 정류장에 다다를 때마다 정확히 정차한 뒤 손님을 태우고 다시 출발했다.
구간단속이 이뤄지는 평화로 도로에서는 주로 2차로를 이용해 최고 80km 속도를 유지했다. 또 다른 승객 황은미(33)씨는 "이전에도 자율주행차를 시승해보려고 했지만, 실제로 타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첫 정류장인 제주시청에서 마지막 정류장인 서귀포시청 1청사까지는 운행시간으로는 총 2시간 가량 걸렸다. 탐라자율차는 24일 첫 운행을 시작해 첫날 승객 2명을 태웠고 25일 오전까지 승객 3명을 목적지까지 태워다 줬다.
아직은 운행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아 승객들이 많지 않았지만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가는 장거리의 901번 노선이라 주로 신제주 지점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탑승해 서귀포시로 넘어갔다.
차량 내부에는 주변 차량 운행 상황과 보행자 이동 상황 등을 구현한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이 스크린을 통해 현재 자율주행인지, 수동운행 상황인지 승객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또 승객들이 현재 위치와 다음 정류장을 알 수 있는 버스정보 스크린도 있다.
운전석에는 법적으로 반드시 탑승해야 하는 인원 1명과 조수석에서는 돌발 교통 상황 등을 기록하는 인원 1명이 앉았다.
이들은 자율주행차의 운행 확대를 위해 시험 기간 안전 운행에 힘쓰고 주변 교통 흐름을 면밀히 체크했다.
탐라자율차 운전석에는 운전자가 앉도록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는 운행하는 동안 운전자의 개입은 거의 없었다.
현행법상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이기 때문에 어린이보호구역 및 노인보호 구역 3∼4개 구간에서는 법적으로 운전자가 운전해야 한다.
보호구역에 다다르자 탐라자율차는 자동으로 알림이 나와 곧바로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거나 제동장치를 살짝 밟아 수동 운전으로 전환했다.
보호구역을 지나자 다시 자율주행 상태로 넘어갔다.
탐라자율차에는 5대의 센서(라이더)와 8대의 카메라, 1대의 감지 센서(레이더) 등이 탑재돼 실시간으로 주변 교통상황을 360도 전방위로 미세하게 감지했다.
개나 고양이가 차 앞으로 갑자기 뛰어들더라도, 또는 더 작은 물체가 차 쪽으로 날아드는 돌발 상황에도 이를 감지해 척척 세우거나 피할 수 있다.
탐라자율차는 현재 시중의 다른 자율주행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필요할 때만 개입하는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을 자연스럽게 구현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주의 탐라자율차는 단일 노선(901번 버스 노선 총 58㎞)으로는 국내에서 최장 거리를 운행한다.
충청~세종~대전 등의 충청권 지구 총 87.3㎞에 자율주행차 운행 허가가 났지만, 현재 청주 오송역∼대전 반석역 33㎞가량의 구간에만 운행하고 있다.
나머지 구간에도 자율주행차가 추가로 운행할 계획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달라서 각각의 노선에 다른 차들이 달린다.
탐라자율차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라이드플럭스 김윤관 프로젝트 매니저는 "제주시∼서귀포시 구간 58㎞를 왕복해 총 116㎞의 단일 노선 거리를 자율주행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에서도 대중교통에 투입된 버스로는 최장 거리 수준의 자율주행 운행으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같이 제주에서 자율주행 시험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은 제주의 다채로운 지형과 기후 덕분이다. 제주에서는 1시간 이내에 해발고도가 낮은 해안도로에서부터 산간 도로, 복잡한 도심지 도로, 한적한 농촌 도로를 모두 테스트할 수 있다.
게다가 해발고도에 따라 날씨 상황이 급변해 한파, 폭우 등 다양한 기후 상황에 맞춰 대응 능력을 점검 할 수 있다.
또한 관광지여서 자율주행을 도입한 렌터카를 운행할 수 있는 등 사업 여건도 좋다.
제주도는 연말까지 탐라자율차를 시험 운행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확대 운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탐라자율차는 901번 버스 노선 외에도 제주시청∼제주국제공항∼제주시청(902번 버스 노선) 9.3㎞ 구간도 운행하고 있다.
탐라자율차에는 만 6세 미만 영유아의 탑승이 제한되며 만 6∼13세 어린이는 법정대리인의 동의하에 동반 탑승할 수 있다.
반려동물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및 이동 가방을 소지해야 반려인과 함께 탈 수 있다.
사전에 제주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운행 시간을 확인해서 탑승할 수 있고, 요금은 일반 버스 요금과 동일하고 환승요금도 적용된다.
탐라자율차는 평일에만 운행하고 탑승 인원은 12명이다. 또 폭우나 폭설 등 기상특보가 내려지면 안전상의 이유로 수동으로 운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