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사슴 학대" 발로 걷어찬 남성…결국 수사 나섰다

사슴으로 유명한 일본 나라 공원서
사슴 걷어차는 남성 포착
특정 국가 관광객으로 추정되기도
사진 = 해당 영상 캡처
사슴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나라현 나라시의 나라 공원에서 한 남성이 사슴을 발로 마구 걷어차는 동영상이 확산해 현지에서 공분이 일어났다. 결국 현지 경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에 따르면 문제의 장면은 지난 21일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 속에 담겨 있었다.사슴을 구경하는 관광객 인파 속에서 흰 상의를 입은 남성이 걸어오더니 서성이던 사슴의 몸통을 느닷없이 발로 차버렸다. 깜짝 놀란 사슴이 몇 발짝 앞으로 피하자 이 남성은 또다시 사슴의 옆구리를 발로 차는 등 지속적인 학대를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남성은 저만치 달아났던 사슴의 뺨을 손으로 후려치고 성큼성큼 걸어가기도 했다. 남성의 갑작스러운 폭력에 주변의 관광객들도 흠칫 놀라며 의아해하는 표정을 하고 있다.

해당 유튜브 영상 댓글과 이를 편집해 엑스(X)에 올린 네티즌은 해당 남성이 특정 국적의 관광객이라고 지목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문제의 영상이 언제 촬영된 것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원본 영상은 현재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유튜브 정책을 위반해 재생되지 않고 있다.나라 공원의 사슴들은 오랫동안 관광객이 나눠주는 사슴용 과자에 익숙해진 상태로 야생성을 잃었다. 오히려 사람이 다가가도 경계는커녕 친숙하게 행동하고 먼저 다가가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남성의 공격에도 별다른 방어 태세를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을 편집해 공유한 엑스 사용자는 과거에 찍힌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사슴의 폭행 영상도 공개했다. 이 영상 속에서는 한 남성 관광객이 자신에게 다가와 냄새를 맡는 사슴의 얼굴을 주먹으로 세게 내려쳤다. 심지어 이 남성의 일행으로 보이는 어린 소년 역시 사슴을 때릴 듯이 팔을 휘두르며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라현 공원 부서는 "관광객의 부적절한 행위에 놀랐다"면서 경찰과 연계해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25일부터 나라현 경찰은 'DJ 폴리스'(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질서를 지키도록 안내하는 경찰관)를 배치해 영어와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사슴에게 위해를 가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한편, 나라 공원의 사슴은 일본 정부가 지정한 천연기념물로 위해를 가했을 때 최고 징역 5년까지 처할 수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