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위안화 강세 이어질까…다음주 미·일 통화정책회의 주목

"최근 엔화 가치 상승세는 미친 수준" 평가 나와
최근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위안화도 덩달아 상승하는 흐름이 다음주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회의 이후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0.4원 오른 1,385.8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1.77원으로,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보다 4.64원 하락한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은 153엔대에서 움직이고 있고, 위안/달러 환율은 7.2576위안이었다. 뉴욕 외환시장 종가 기준으로 보면 달러 대비 엔화는 지난 11일부터 5% 넘게 상승했고, 위안화는 0.37% 올랐다.

원화는 0.18% 하락하며 연결고리가 느슨한 모습이었다.

엔화는 지난 10일 161.7엔으로 일본 거품(버블) 경제 시기인 1986년 12월 이후 37년 반 만에 가장 높았다. 이후 2주 만에 약 10엔 하락하며 25일엔 151.9엔을 기록했다.

이는 약 3개월 만에 최저치다.

ATFX 글로벌 마켓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닉 트위데일은 "엔화 가치 상승세가 미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 엔화와 위안화 약세를 비판한 이래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일본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영향을 줬다.

25일에도 일본 환율 정책을 지휘하는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과도한 환율 변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렴하게 빌려서 다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이 이뤄지며 엔화를 더욱 밀어 올렸다.

위안화는 엔화 영향을 받은 데다가 중국 당국의 개입이 더해져서 힘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원화는 박스권에서 횡보하며 다소 다른 행보를 했다.

2분기 역성장하며 한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글로벌 기술주 하락 속에 외국인이 증시에서 매도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금융시장은 다음 주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금리인하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달에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0.66%포인트 인하를 예상한다.

일본은행도 30∼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한다.

양적 긴축과 기준금리 인상을 동시에 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선 일본은행이 금리를 현재 0∼0.1%에서 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4%로 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융시장에는 다음 주 일본은행 금리 0.15%포인트 인상 확률이 45%로 반영됐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 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선 인상 확률이 30%로 나왔다.

일본은행은 -0.1%였던 기준금리를 지난 3월 인상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청사진이 동시에 발표되면 충격이 너무 크며, 최근 엔화 상승으로 금리 인상 압박이 약해졌으므로 양적 긴축만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리걸 앤드 제너럴 투자운용의 아시아태평양 투자전략가 벤 베넷은 "장기국채 매입에 관한 세부 사항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양적 긴축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회의에서 그동안 매월 6조엔(약 54조원) 수준이던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인다는 원칙을 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은행이 8월부터 월 1조엔씩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은행이 금리 인상을 안 하면 엔화 강세론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미국에서 금리인하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면 양국 금리차 축소에 대한 기대가 작아지면서 엔화는 힘이 빠지게 된다. 삭소 캐피털 마켓츠의 통화 전략 책임자 차루 차나나는 "연준이 9월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지 않고, 미 경제지표가 다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엔/달러 환율은 16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