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우민 "마지막 50m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메달 위해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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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400m서 값진 동메달…박태환 이후 12년 만의 한국인 메달리스트 늘 미소를 앞세웠던 김우민(22·강원도청)이 왈칵 눈물을 쏟았다. 대범한 김우민에게도 '올림픽'은 부담스러운 무대였고, 메달은 무척이나 값졌다.
김우민은 28일(이상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어 3위에 올랐다.
시상대에서는 눈물을 꾹 눌렀지만,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우민은 "시상식 중에 울컥할 때가 있었는데 잘 참았다.
그런데 인터뷰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며 "솔직히 부끄럽다.
그래도 메달을 따서 울었으니,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눈시울은 여전히 붉었지만, 김우민의 입가에 미소가 점점 번졌다.
김우민은 예선에서 3분45초52로 7위에 자리해 힘겹게 8위까지 얻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결승에서는 3분41초78에 레이스를 마친 루카스 마르텐스(독일), 3분42초21의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을 넘지 못했지만 3분42초64의 새뮤얼 쇼트(호주)를 제치고 올림픽 메달을 손에 넣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속력을 높인 마르텐스를 따라 2위를 유지하던 김우민은 마지막 50m에서 위닝턴에게 역전을 허용하긴 했지만, 쇼트의 막판 추격은 뿌리쳤다.
김우민은 "마지막 50m가 굉장히 힘들었다.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진짜 감당해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다"며 "잘 참고 이겨내서 동메달을 따냈다"고 '해피엔딩'이 된 레이스를 떠올렸다.
인터뷰가 이어지면서, 김우민의 눈물은 마르고 표정은 점점 밝아졌다.
한국 수영은 김우민 덕에 2012년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다음은 김우민과의 일문일답이다. --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소감은.
▲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3년 동안 준비한 시간이 동메달로 열매 맺은 것 같다.
예선 때 몸이 좋지 않아 부진(7위)했지만, 전동현 코치님 등 선생님들이 '너를 믿고 수영하라'고 조언해주셨다.
나도 선생님들과 나를 믿고 초반 상대의 작전에 말려들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했다.
-- 예선 기록(3분45초52)보다 결승 기록(3분42초50)이 3초 이상 빨랐다.
짧은 시간에 어떻게 준비했나.
▲ 파리 올림픽을 시작하기 전부터 예선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소에도 (현지시간) 오전에는 몸이 무겁고, 기록도 잘 나오지 않는다.
예선을 힘들게 통과해서, 자극도 받았다.
결승을 준비하는 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
짧은 시간에 속력을 높이는 데에는 자신이 있었다.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게, 초반부터 앞서나가는 게 내가 추구하는 유형의 수영이다.
레이스 막판 속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인데, 오늘 2위를 달리다가 3위로 내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 1번 레인에서 경기한 건 어땠나.
▲ 350m 턴을 하고서 2∼8레인 선수들을 봤는데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50m가 굉장히 힘들었는데,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진짜 감당해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다.
잘 참고 이겨내서 동메달을 따냈다.
-- 시상식을 기다리며 어떤 생각을 했나.
▲ 자유형 멤버들과 같은 훈련했던 시간이 먼저 떠올랐다.
일주일에 세 번씩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힘든 훈련할 때마다 힘이 되어 준 동료들, 트레이너, 코치님 등 많은 분께 감사하다.
대한체육회, 대한수영연맹, 선수촌 요리사 등 모든 분께도 감사 인사 전한다.
-- 라데팡스 수영장에 도착하고서 '시상대에는 뭔가를 걸고 올라가겠다'고 한 다짐이 현실이 됐다.
▲ 오늘 시상식에 올라가면서 '진짜, 하나 걸고 올라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시상식 중에 울컥할 때가 있었는데 잘 참았다.
그런데 인터뷰 중에 갑자기 눈물이 나와서 부끄럽다.
그래도 메달을 따서 울었으니, 나은 것 같다.
-- 메달을 땄다는 걸 확인했을 때의 심정은.
▲ 마지막 50m에서 '빨리 터치패드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영했다.
터치하고서 관중석을 봤는데 태극기를 드신 분들이 환호하고 계셨다.
'아, 네가 메달을 땄구나'라고 생각했다.
전광판을 봤을 때 내 이름 옆에 '3'이 있어서 뿌듯했다. -- 박태환 이후 첫 한국 수영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 올림픽 메달을 따게 돼 정말 좋지만, 동메달로 만족할 수는 없다.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며, 아직 올라갈 데가 있다는 것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이번에 올림픽 메달을 땄으니 4년 뒤에도 딸 수 있지 않을까.
박태환 선배의 한국 기록(3분41초53)도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
-- 목걸이를 하고서 경기를 치렀는데.
▲ 가족이 선물한 목걸이다.
이 목걸이를 차면 없던 림도 생긴다.
사실 금메달을 기원하면서 금목걸이를 했는데, 일단 동메달을 땄다.
-- 절친한 후배 황선우보다 먼저 올림픽 메달을 땄다.
▲ 선우가 내 룸메이트다.
선우가 자유형 200m를 잘 치러서 같이 메달 걸고 사진 찍고 싶다.
-- 자유형 200m에 출전하기로 했는데.
▲ 계영 800m를 위해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 오늘 메달이 남자 계영 800m 준비에 어떤 도움이 될까.
▲ 내가 경영 첫날에 메달을 따서 계영 멤버 등 다른 동료들도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것이다.
자유형 200m 황선우, 계영 800m에서 또 하나의 기적이 탄생하지 않을까.
-- 도쿄 올림픽에서는 개인 종목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런 극적인 반등이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것 같은데.
▲ 나를 보며 후배들이 좋은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다. 좋은 후배들이 나와야 나도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연합뉴스
김우민은 28일(이상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어 3위에 올랐다.
시상대에서는 눈물을 꾹 눌렀지만,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우민은 "시상식 중에 울컥할 때가 있었는데 잘 참았다.
그런데 인터뷰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며 "솔직히 부끄럽다.
그래도 메달을 따서 울었으니,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눈시울은 여전히 붉었지만, 김우민의 입가에 미소가 점점 번졌다.
김우민은 예선에서 3분45초52로 7위에 자리해 힘겹게 8위까지 얻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결승에서는 3분41초78에 레이스를 마친 루카스 마르텐스(독일), 3분42초21의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을 넘지 못했지만 3분42초64의 새뮤얼 쇼트(호주)를 제치고 올림픽 메달을 손에 넣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속력을 높인 마르텐스를 따라 2위를 유지하던 김우민은 마지막 50m에서 위닝턴에게 역전을 허용하긴 했지만, 쇼트의 막판 추격은 뿌리쳤다.
김우민은 "마지막 50m가 굉장히 힘들었다.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진짜 감당해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다"며 "잘 참고 이겨내서 동메달을 따냈다"고 '해피엔딩'이 된 레이스를 떠올렸다.
인터뷰가 이어지면서, 김우민의 눈물은 마르고 표정은 점점 밝아졌다.
한국 수영은 김우민 덕에 2012년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다음은 김우민과의 일문일답이다. --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소감은.
▲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3년 동안 준비한 시간이 동메달로 열매 맺은 것 같다.
예선 때 몸이 좋지 않아 부진(7위)했지만, 전동현 코치님 등 선생님들이 '너를 믿고 수영하라'고 조언해주셨다.
나도 선생님들과 나를 믿고 초반 상대의 작전에 말려들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했다.
-- 예선 기록(3분45초52)보다 결승 기록(3분42초50)이 3초 이상 빨랐다.
짧은 시간에 어떻게 준비했나.
▲ 파리 올림픽을 시작하기 전부터 예선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소에도 (현지시간) 오전에는 몸이 무겁고, 기록도 잘 나오지 않는다.
예선을 힘들게 통과해서, 자극도 받았다.
결승을 준비하는 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
짧은 시간에 속력을 높이는 데에는 자신이 있었다.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게, 초반부터 앞서나가는 게 내가 추구하는 유형의 수영이다.
레이스 막판 속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인데, 오늘 2위를 달리다가 3위로 내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 1번 레인에서 경기한 건 어땠나.
▲ 350m 턴을 하고서 2∼8레인 선수들을 봤는데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50m가 굉장히 힘들었는데, 사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진짜 감당해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다.
잘 참고 이겨내서 동메달을 따냈다.
-- 시상식을 기다리며 어떤 생각을 했나.
▲ 자유형 멤버들과 같은 훈련했던 시간이 먼저 떠올랐다.
일주일에 세 번씩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힘든 훈련할 때마다 힘이 되어 준 동료들, 트레이너, 코치님 등 많은 분께 감사하다.
대한체육회, 대한수영연맹, 선수촌 요리사 등 모든 분께도 감사 인사 전한다.
-- 라데팡스 수영장에 도착하고서 '시상대에는 뭔가를 걸고 올라가겠다'고 한 다짐이 현실이 됐다.
▲ 오늘 시상식에 올라가면서 '진짜, 하나 걸고 올라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시상식 중에 울컥할 때가 있었는데 잘 참았다.
그런데 인터뷰 중에 갑자기 눈물이 나와서 부끄럽다.
그래도 메달을 따서 울었으니, 나은 것 같다.
-- 메달을 땄다는 걸 확인했을 때의 심정은.
▲ 마지막 50m에서 '빨리 터치패드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영했다.
터치하고서 관중석을 봤는데 태극기를 드신 분들이 환호하고 계셨다.
'아, 네가 메달을 땄구나'라고 생각했다.
전광판을 봤을 때 내 이름 옆에 '3'이 있어서 뿌듯했다. -- 박태환 이후 첫 한국 수영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 올림픽 메달을 따게 돼 정말 좋지만, 동메달로 만족할 수는 없다.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며, 아직 올라갈 데가 있다는 것이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이번에 올림픽 메달을 땄으니 4년 뒤에도 딸 수 있지 않을까.
박태환 선배의 한국 기록(3분41초53)도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
-- 목걸이를 하고서 경기를 치렀는데.
▲ 가족이 선물한 목걸이다.
이 목걸이를 차면 없던 림도 생긴다.
사실 금메달을 기원하면서 금목걸이를 했는데, 일단 동메달을 땄다.
-- 절친한 후배 황선우보다 먼저 올림픽 메달을 땄다.
▲ 선우가 내 룸메이트다.
선우가 자유형 200m를 잘 치러서 같이 메달 걸고 사진 찍고 싶다.
-- 자유형 200m에 출전하기로 했는데.
▲ 계영 800m를 위해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 오늘 메달이 남자 계영 800m 준비에 어떤 도움이 될까.
▲ 내가 경영 첫날에 메달을 따서 계영 멤버 등 다른 동료들도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것이다.
자유형 200m 황선우, 계영 800m에서 또 하나의 기적이 탄생하지 않을까.
-- 도쿄 올림픽에서는 개인 종목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런 극적인 반등이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것 같은데.
▲ 나를 보며 후배들이 좋은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다. 좋은 후배들이 나와야 나도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