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더니 한 달 만에"…반등 기다리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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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박 강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한 달여 전만 해도 분위기 좋았는데….
한 달여 만에 주가 36% 하락
“2차전지 하이엔드 동박 초격차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도 순항
수익성 안정화 땐 배당 확대 검토”
2030년 기업가치 10조원 도전
증권사 평균 목표가 6만1286원
2월(2월1일 저가 3만1000원)부터 6월까지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르다가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는 종목이 있다. 이 회사는 1987년 설립돼 국내에서 가장 긴 동박 제조 업력을 지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이하 롯데에너지머티).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3만7550원으로 연중 고점(6월18일 고가 5만9200원) 대비 36.57% 떨어졌다. 최근 주가 하락은 고객사인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GM 미국 합작 법인)의 공장 증설 연기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파악된다.
동박 제조 40여년 … 글로벌 배터리셀사 주문 이어져
롯데에너지머티는 1989년 국내 최초로 회로용 일렉포일(동박)을 생산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동박은 황산구리 용액을 전기화학 분해를 이용해 티타늄 드럼에 구리를 전착시켜 만든 얇은 박이다. 2차전지 음극재 핵심소재이며, 배터리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다.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소재로도 활용된다. 특히 2001년 2차전지용 동박 제품인 I2B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는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글로벌 배터리셀사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13년 세계 최초로 2차전지용 하이엔드 동박(High-End Elecfoil) 제품인 I2S를 개발했는데, 이 라인은 고객사들이 원하는 수준의 다양한 물성 스펙으로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동박 개발 플랫폼으로 제작되며 초극박이면서도 고강도·고연신의 하이브리드 물성을 지닌 제품이다. 3일 회사 관계자는 “하이엔드 동박 I2S는 세계 최고 동박 기술력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향후 새로운 차세대 배터리와 차세대 2차전지용 공정에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개발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 생태계를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9년엔 말레이시아에 생산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기준 총 생산능력 4만t을 보유 중이다. 현재 기계적 준공이 완료돼 양산 수율 테스트 가동 중인 5,6공장까지 포함 땐 연말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능력은 약 6만t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는 옛 일진머티리얼즈로 지난해 3월 대주주가 롯데케미칼로 바뀌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전기차 캐즘과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많지만 K배터리사 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유럽·일본 등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매출 성장을 노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퀀텀점프 시기는 2026년으로 예상하는데, 글로벌 컨설팅사와 내부 분석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동박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실적은 질주하고 있다. 2019년 매출 5502억원에서 지난해 8090억원으로 47.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8억원에서 118억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동박 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75%, 건설 사업부 비중이 25%다. 다만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8.24%로 양호했다. 2022년엔 전기차 최대 호황으로 제품 대량 생산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 및 제품 가격 경쟁력 덕에 영업이익 84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부진은 말레이시아 3,4공장 가동(감가 시작)과 재고 조정에 따른 가동률 감소(제품 원가 상승)로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매출 1조67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전망했다. 롯데에너지머티가 퀀텀점프 시기로 예상한 2026년엔 매출 1조8160억원, 영업이익 1650억원을 예상했다.
“2차전지용 하이엔드 동박 제품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
신성장동력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한다. 그는 “2차전지용 하이엔드 동박 제품의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박은 배터리사 제품 경쟁력 및 생산성과 관련된 중요한 소재인데, 에너지 밀도가 상향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양산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배터리사들의 생산성 혁신을 위한 하이엔드 하이브리드 동박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린 초극박·고강도·고연신을 동시에 만족하는 하이엔드 제품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배터리 고객사들의 요구사항에 맞춰 맞춤형 제품 개발 및 공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8년 하이엔드 2차전지용 동박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30% 이상)를 꿈꾼다.
둘째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이다. 그는 “우선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2021년에 국내 배터리셀사와 국책과제 주관 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돼 상업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했으며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고체전해질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오는 3분기에 전고체전해질 파일럿 라인 年 70t 구축이 완공될 예정이며 이후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리튬인산철(LFP) 양극활물질은 고객 맞춤형으로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리튬망간산화물(LMO) 양극활물질 양산 및 판매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자동차연구원과 공동 개발 중인데 연내 파일럿 라인 약 1000t을 구축 완료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은 프랑스 기업인 엔와이어즈에 지난해 지분 투자를 하고 현재 공동 개발 중이다. 총 주식 수는 4611만835주로 최대주주는 롯데케미칼이 지분 53.3%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 5.89%, 외국인 지분율은 9.37%로 유통 물량은 30% 정도다. 지난해 부채비율 21.69%, 자본유보율 5990.41%로 재무 상태가 우량하다. 개인 주주는 8만7936명(지난해 말 기준)이다.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7432억원, 유형 자산만 1조138억원이다. 시가총액(1조7315억원)과 비슷하다.
“2차전지 소재 마켓 리더 되겠다” … 2030년 기업가치 10조 도전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에 대해 할 말은 없을까. 회사 관계자는 “지난 6월 11일 김연섭 대표 이하 주요 임원들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며 “글로벌 생산기지 증설이 완료되고 수익성 안정화 이후에는 배당 확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6월 4일 2100주를 장내 매수했는데 1주당 취득 단가는 4만 7950원으로 총 매입 규모는 약 1억원이다. 또 “최고의 주가 부양책은 양적·질적 성장이다”며 “K배터리 내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2차전지 소재 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전지 소재 마켓 리더가 될 것이다”며 “동박 외 2차전지 소재,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장 전략을 통해 2030년 매출 4조원 이상에 정조준하고 기업가치 10조원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긍정 요인에 대해 “전기차 시장은 단기적인 성장 둔화임에도 2030년까지 친환경·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거대한 담론 아래 성장할 시장이다”며 “크게 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과 양산 역량을 갖춰 높은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AI 가속기용 동박 사업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며 전고체 전해질, LFP 양극활물질과 실리콘 음극활물질 사업도 적극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위험 요인으로는 전기차 전방 산업이 성장성 둔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 따른 배터리 제조 고객사들의 가동률에 따라 단기 실적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
증권사 7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6만1286원이다. 현 주가 대비 63.21%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 7만7000원을 제시한 NH투자증권의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중심의 원가 경쟁력과 안정적인 고객 구성에 힘입어 동박 실적은 점진적인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초 이후 랠리를 펼쳤단 동(銅) 가격은 3분기부터 판가에 적용돼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5% 이상의 수익성은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4분기 이후부터 기대한다”고 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 2571억원(전년 대비 30% 증가), 영업이익 31억원(103% 증가)으로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41억원)를 소폭 하회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원재료 구리 가격 급등에 따른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영향과 익산 공장 전력비 및 물류비 상승을 꼽았다. 투자 포인트에 대해 “북미향 매출 증가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과 GM·스텔란티스·BMW 등 전기차 판매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업체들이 전방 고개사이며, 주력·전략 배터리 고객사 모두 올해 미국 공장 가동 및 램프업(Ramp-up·생산능력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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