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걸릴라"…2조 넘게 쏟아붓고도 센강 수질 악화에 결국 [2024 파리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
"비오자 세균 수치 급상승"
센강 수질 악화에 '수영 마라톤' 훈련 취소
대회 전부터 센강 수질 논란 도마 위

산업화 진행에 50년 미처리 하수 흘러들어
2015년 이후 수질 정화에 2조 넘는 돈 투입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센강 모습. 사진=AFP
프랑스 파리 센강의 수질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프랑스 파리 센강의 수질이 악화해 28일 오전(현지시간)에 열기로 한 2024 파리올림픽 오픈워터 스위밍 연습이 취소됐다.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세계철인3종경기연맹은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해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 스위밍 훈련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리에는 개회식이 열린 지난 26일 종일 장대비가 쏟아진 데 이어 27일에도 적지 않은 비가 내리면서다. 폭우가 내리면 보통 강의 수질은 더욱 나빠져 대장균과 장구균의 수치가 급격히 상승한다.

세계수영연맹의 수질 기준상 대장균의 최대 허용치는 100mL당 1000CFU(미생물 집락형성단위, Colony-forming unit), 장구균은 400CFU이다. 이 수치를 넘어가는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을 앓을 수 있다.파리 조직위는 센강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철인 3종 수영과 오픈워터 스위밍 경기를 앞두고 매일 세균 수치를 점검 중이다.

남자 철인3종 경기는 30일, 여자 경기는 31일, 10km를 헤엄치는 오픈워터 스위밍은 다음달 8∼9일에 각각 열린다.

세계철인3종연맹은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는 예보에 따라 세균 수치가 내려가면 이틀 후 남자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파리 센강에서 수영을 하고 나오는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 /사진=AFP
대회 전부터 파리 센강의 수질 논란은 계속 나왔다. 이달 중순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 피에르 라바당 파리 부시장 등 여러 정치인이 센강에 입수하며 수질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약 50년 동안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흘러들어온 센강의 수질은 급격히 나빠졌고, 1923년 이후로 수영이 금지됐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에서 마라톤 수영과 트라이애슬론 등 일부 종목을 센강에서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프랑스에서는 몇 달 전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JeChieDansLaSeine(센강에서 용변을 보자)' 해시태그 캠페인이 확산했다. 이는 수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센강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다.

파리시는 하수 처리 시설 현대화 등 센강 정화 사업에 2015년 이래 15억유로(약 2조2565억원)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했다. 이번 대회 직전에도 파리시는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해 118만 파운드(약 21억원)를 쏟아부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