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금값…'金 ETF·통장'으로 수익·절세 다 잡는다

똑똑한 금 투자법

금리인하 기대 커지고
美대선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 수요 늘어

골드바, 부가세 10% 내야
5%대 세공비 등도 부담

금 ETF·KRX 금 시장
稅부담 덜 수 있어 장점
은행 '골드뱅킹' 통장
적립식 소액투자 유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금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금값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금투자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일부를 금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금리 인하로 수혜 기대

지난 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8월물)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2362.70달러로 마감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0.31% 상승했다. 16일에는 금 선물 가격이 2467.8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들어 금 가격이 오른 배경으로는 먼저 금리 인하 기대가 꼽힌다. 금은 이자가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질수록 투자 매력이 올라간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이 9월에 정책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금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노믹스 2.0’이 내세우는 감세 정책과 재정 확장 기조가 인플레이션을 키우고, 이는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 강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금 가격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만큼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금값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 가격은 2004년 7월 24일 390.5달러에서 지난 24일 2415.7달러로 20년 새 여섯 배 가까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이 금 투자에 대해 “단기 차익 추구보다 장기 투자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국내 투자자도 금값 상승에 적극적으로 베팅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RX금시장의 거래대금은 총 8793억원으로 전년 동기(6283억원)보다 39.9% 증가했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이달 25일까지 개인투자자는 ‘ACE KRX금현물’ ETF를 75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문일영 신한은행 PWM 한남동센터 팀장은 “증여·상속세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금을 매입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방법별 장단점은

금은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가장 직관적인 방식은 ‘금덩이’ 골드바를 구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골드바 투자는 매입 단계에서 부가가치세 10%가 붙고, 5% 안팎의 세공비도 내야 한다. 금값이 15%는 올라야 본전이라는 뜻이다.세금 부담이 덜한 방법은 ‘KRX금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증권사에 금 투자 계좌를 개설해 한국거래소 금시장을 통해 사고파는 방식인데, 투자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붙지 않는 게 장점이다. KRX금시장을 통한 매매차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보다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금 ETF가 있다.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계좌에서 금 ETF에 투자하면 과세이연, 세액공제 등을 기대할 수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선 금선물 ETF에 투자할 수 없고 현물 ETF만 매매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금 통장인 ‘골드뱅킹’도 초보 투자자라면 고려해볼 만한 상품이다. 0.0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적립식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