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서 '기적' 노래한 셀린 디옹…모두가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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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굳어가는 강직성 증후군 투병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셀린 디옹이었다. 지난 26일 오후 8시(현지시간)에 시작해 장장 4시간 동안 펼쳐진 야외 개막식의 피날레는 파리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명소 에펠탑에서 이뤄졌다. 센강을 가로질러 루브르 박물관 앞 튈르리정원으로 향한 성화 주자들이 성화대에 불을 붙이자 파리 상공으로 열기구가 두둥실 떠올랐다. 그 순간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 오케스트라 전주가 흘러나왔다.
'사랑의 찬가' 부르며 피날레 장식
카메라가 에펠탑 테라스를 비추자 은빛 드레스의 디옹이 등장했다. 미세하게 떨리는 소리로 첫 소절을 부른 순간 모두 열렬히 환호했다. 몸짓과 음 하나하나가 드레스보다 더 반짝이며 빛났다. 크리스찬디올의 쿠튀르 하우스 팀이 1000시간 넘게 공들여 제작한 수천 개의 진주와 500m 넘는 프린지가 달린 드레스는 그를 마치 오랜 전쟁 끝에 승리의 소식을 안고 돌아온 여전사처럼 보이게 했다.그도 그럴 것이 그는 몸이 굳어가는 희소 질환인 ‘강직성 증후군’을 몇 년째 앓고 있다. 매니저이자 평생의 동반자였던 남편 르네 앙젤릴의 긴 암 투병 기간을 지킨 그가 홀로된 지 얼마 안 돼 찾아온 불행이었다. 이번 공연은 4년 만의 무대 복귀. 시원스러운 목소리로 품격 있는 노래를 들려준 디옹은 3분30초 동안 전 세계를 숨죽이게 했다. 역경을 극복한 디바의 모습은 올림픽 정신과도 닮아 있었다. 에펠탑에서 뿜어져 나온 목소리는 이에나 다리를 건너 트로카데로 광장을 관통해 세계로 향했다.
이진섭 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