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나흘째 필버 '쳇바퀴' 공방…"野 편향방송"vs"방송 재갈"(종합2보)
입력
수정
여야, 나흘간 77시간 동안 필버·표결 되풀이…野, 내일 방문진법 단독처리 수순
방송4법, 30일 이후 처리완료 전망…100시간 넘기면 '역대 2위 장시간 필버' 국민의힘이 야권의 '방송 4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고자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가 28일 여야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 방송문화진흥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직후 시작된 세 번째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22시간가량 진행 중이다. 방문진법 개정안은 전날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방송법 개정안, 아직 표결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함께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세 법안은 각각 순서대로 KBS, MBC, EBS 지배구조를 결정한다.
야당은 지난 26일에도 방송통신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의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방통위법)을 단독 처리했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방송4법' 첫 법안인 방통위법 개정안이 상정된 지난 25일 시작됐다.
첫 번째 필리버스터는 24시간 7분, 26일 시작된 방송법 개정안 관련 두 번째 필리버스터는 30시간 40여분 걸쳐 각각 마무리됐고 이어 세 번째 법안인 방문진법 토론에 이르기까지, 무제한 토론과 종결·표결·다시 무제한 토론으로 이어지는 '도돌이표' 공방이 현재 77시간가량 계속되는 양상이다.
방문진법 필리버스터 첫 타자로 반대 토론을 시작한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이날 오전 1시 8분부터 7시 44분까지 총 6시간 36분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여야는 방송 4법에 대한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한 채 쳇바퀴를 돌기만 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이 겉으로는 '검찰 공화국'이라고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고 민생을 외치면서도 정작 목을 매는 것은 방통위원장 연쇄 탄핵 및 언론노조를 통한 공영방송 이사진 장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속내는, 임기가 끝나가는 MBC 이사장을 사수해 MBC를 계속해서 민주당 편향방송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같은 당 유용원 의원은 3시간 41분간 방문진법 개정안을 포함한 방송 4법 개정의 부당성을 짚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4시간 48분에 걸쳐 "윤석열 정부는 공영방송을 정치 도구화하고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 여당에 우호적인 인물이 방문진 이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현 구조에서는 때로는 극단적 성향의 인물이 공영방송 사장으로 임명돼 정권의 꼭두각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맞섰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날 오후 4시께 찬성 토론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2시간 45분에 걸친 토론에서 "우리 국회를 대표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낸 타협안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달라"며 "각자가 마주 보는 기관차처럼 달리는 이 상황을 중지하고, 합리적 해법을 모색하자는 의미있는 중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깊이 있는 고려 없이 (중재안을) 거부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개혁신당 구성원들은 방송법에 대한 극한의 대립이 합리적 조정안으로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에 이어 국민의힘 신성범, 민주당 한민수 의원이 차례로 나섰고, 이후 국민의힘 김장겸·조국혁신당 김재원·국민의힘 최수진·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차례로 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필리버스터가 장기화하면서 본회의장 내부에선 일부 의원이 책을 읽거나 핸드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본회의 사회 복귀를 두고도 신경전이 계속됐다.
우 국회의장은 이날 새벽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한 후 주 부의장을 향해 "국회의원 주호영이 방송4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이 국회부의장 주호영이 직무를 거부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사회 거부 의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 부의장은 오전 입장문을 내고 사회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고,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 공지에서 "이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오로지 국회의장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운명이 뻔히 정해진 법안에 대해서는 상정 안 하시면 된다"며 거들었다.
이날 오전 1시 8분께 시작된 방문진법 필리버스터는 29일 오전 8시 이후 민주당 주도로 표결을 거쳐 강제 종료될 예정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표결을 통한 강제 종료가 가능한데, 민주당은 전당대회 지방 일정을 고려해 29일 오전 8시 본회의장 집결을 계획하고 있다.
야당은 이후 방송 4법 가운데 마지막 남은 교육방송공사법도 이어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필리버스터와 토론 종결이 반복돼 방송 4법의 표결이 모두 완료되는 시점은 30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까지 필리버스터가 이어진다면 4개 법안에 걸친 토론 시간이 100시간을 넘기게 되며, 이 경우엔 역대 두 번째 장시간 필리버스터로 기록될 전망이다.
역대 최장시간 필리버스터 기록은 2016년 2월 23일∼3월 2일 민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반대'를 주장하며 벌였던 9일간 192시간 25분에 걸친 필리버스터다.
다음으로는 2020년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추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국정원법·남북관계 특별법 개정안 등 총 3개 안건에 대해 6일간 릴레이 형식 토론을 벌인 것으로 모두 89시간 5분이 소요됐다. 만일 이번 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30일 오전까지 계속된다면 2020년의 기록을 넘어서는 셈이다. /연합뉴스
방송4법, 30일 이후 처리완료 전망…100시간 넘기면 '역대 2위 장시간 필버' 국민의힘이 야권의 '방송 4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고자 신청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가 28일 여야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 방송문화진흥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직후 시작된 세 번째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22시간가량 진행 중이다. 방문진법 개정안은 전날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방송법 개정안, 아직 표결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함께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세 법안은 각각 순서대로 KBS, MBC, EBS 지배구조를 결정한다.
야당은 지난 26일에도 방송통신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의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방통위법)을 단독 처리했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방송4법' 첫 법안인 방통위법 개정안이 상정된 지난 25일 시작됐다.
첫 번째 필리버스터는 24시간 7분, 26일 시작된 방송법 개정안 관련 두 번째 필리버스터는 30시간 40여분 걸쳐 각각 마무리됐고 이어 세 번째 법안인 방문진법 토론에 이르기까지, 무제한 토론과 종결·표결·다시 무제한 토론으로 이어지는 '도돌이표' 공방이 현재 77시간가량 계속되는 양상이다.
방문진법 필리버스터 첫 타자로 반대 토론을 시작한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이날 오전 1시 8분부터 7시 44분까지 총 6시간 36분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여야는 방송 4법에 대한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한 채 쳇바퀴를 돌기만 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이 겉으로는 '검찰 공화국'이라고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고 민생을 외치면서도 정작 목을 매는 것은 방통위원장 연쇄 탄핵 및 언론노조를 통한 공영방송 이사진 장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속내는, 임기가 끝나가는 MBC 이사장을 사수해 MBC를 계속해서 민주당 편향방송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같은 당 유용원 의원은 3시간 41분간 방문진법 개정안을 포함한 방송 4법 개정의 부당성을 짚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4시간 48분에 걸쳐 "윤석열 정부는 공영방송을 정치 도구화하고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 여당에 우호적인 인물이 방문진 이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현 구조에서는 때로는 극단적 성향의 인물이 공영방송 사장으로 임명돼 정권의 꼭두각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맞섰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날 오후 4시께 찬성 토론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2시간 45분에 걸친 토론에서 "우리 국회를 대표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낸 타협안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달라"며 "각자가 마주 보는 기관차처럼 달리는 이 상황을 중지하고, 합리적 해법을 모색하자는 의미있는 중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깊이 있는 고려 없이 (중재안을) 거부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개혁신당 구성원들은 방송법에 대한 극한의 대립이 합리적 조정안으로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에 이어 국민의힘 신성범, 민주당 한민수 의원이 차례로 나섰고, 이후 국민의힘 김장겸·조국혁신당 김재원·국민의힘 최수진·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차례로 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필리버스터가 장기화하면서 본회의장 내부에선 일부 의원이 책을 읽거나 핸드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본회의 사회 복귀를 두고도 신경전이 계속됐다.
우 국회의장은 이날 새벽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한 후 주 부의장을 향해 "국회의원 주호영이 방송4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이 국회부의장 주호영이 직무를 거부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사회 거부 의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 부의장은 오전 입장문을 내고 사회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고,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 공지에서 "이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오로지 국회의장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운명이 뻔히 정해진 법안에 대해서는 상정 안 하시면 된다"며 거들었다.
이날 오전 1시 8분께 시작된 방문진법 필리버스터는 29일 오전 8시 이후 민주당 주도로 표결을 거쳐 강제 종료될 예정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표결을 통한 강제 종료가 가능한데, 민주당은 전당대회 지방 일정을 고려해 29일 오전 8시 본회의장 집결을 계획하고 있다.
야당은 이후 방송 4법 가운데 마지막 남은 교육방송공사법도 이어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필리버스터와 토론 종결이 반복돼 방송 4법의 표결이 모두 완료되는 시점은 30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까지 필리버스터가 이어진다면 4개 법안에 걸친 토론 시간이 100시간을 넘기게 되며, 이 경우엔 역대 두 번째 장시간 필리버스터로 기록될 전망이다.
역대 최장시간 필리버스터 기록은 2016년 2월 23일∼3월 2일 민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반대'를 주장하며 벌였던 9일간 192시간 25분에 걸친 필리버스터다.
다음으로는 2020년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추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국정원법·남북관계 특별법 개정안 등 총 3개 안건에 대해 6일간 릴레이 형식 토론을 벌인 것으로 모두 89시간 5분이 소요됐다. 만일 이번 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30일 오전까지 계속된다면 2020년의 기록을 넘어서는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