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김재원 "4년 뒤엔 팀으로 오고 싶어요"

한국 남자 에페 선수 중에 유일하게 2024 파리 올림픽 무대를 밟은 김재원(26·광주광역시 서구청)이 4년 뒤엔 팀원들과 함께 단체전에도 나서겠다는 꿈을 키웠다.

2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엔 한국 선수로는 김재원만 출전했다. 올림픽 펜싱엔 종목별 단체전에 출전하는 국가에서 개인전에도 3명씩 뛸 수 있고, 단체전 출전권이 없는 국가 선수는 개인 랭킹으로 개인전 출전을 타진해야 한다.

단체전 출전권을 따지 못한 한국 남자 에페에선 김재원만 개인전에 나섰다.

2021년 열린 직전 도쿄 올림픽 때 한국이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가노 고키(일본)와의 32강전 패배로 한 경기만에 대회를 마치고 연합뉴스와 만난 김재원은 "혼자 오게 돼 매우 아쉽다.

외롭기도 했다"면서 "똘똘 뭉쳐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털어놨다.
세계랭킹 3위로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고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단체전을 석권한 고키와의 대결에서 김재원은 6-12로 끌려다녀 대패 위기에 몰렸다가 막판 12-13까지 따라붙는 맹추격전을 펼쳤다. 끝내 12-14로 패했지만, 모든 것을 쏟아낸 한판이었다.

땀으로 머리가 흠뻑 젖은 김재원은 "상대는 신장은 저와 비슷한데,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다.

제가 패기 있게 맞섰다면 더 잘 풀어나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곱씹었다. 막판 추격전에 대해선 "막무가내로 부딪치고 자신 있게 막고 들어가니 상대가 당황하더라"면서 "단순하게, 복잡하지 않게 가는 게 맞았던 것 같다.

제가 지고 있을 때 좀 더 자신 있게 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한 경기만에 끝났지만, 생애 첫 올림픽은 그에게 작지 않은 마음의 파장을 남겼다.

김재원은 "경기를 위해 많은 곳을 다녔지만, 이런 웅장한 곳은 없었다.

크기에 압도됐다"면서 "많은 관중 속에 즐기기도 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이런 경험은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특별한 것"이라고 밝혔다.

종목은 다르지만 전날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선배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금메달을 목에 건 일 또한 동기부여가 될 만하다.

김재원은 "한국 펜싱에서 메달이 나와 기분이 좋다.

다 같이 분위기도 좋아졌다"면서 "상욱이 형이 훈련할 때 비밀이라며 '이번에 (내가) 한 번 해낼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제가 말하면 그 기운이 빠질까 봐 아무에게도 안 했는데, 정말 1등을 했다.

정말 멋진 형이다"라고 축하했다.

이어 그는 "아직은 부족하지만, 저도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의 경험을 발판 삼아 계속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서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 2028년 로스앤젤레스엔 꼭 단체전 티켓을 따 다 같이 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