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 마르샹(22·프랑스)이 자국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속에 '황제' 마이클 펠프스(39·미국)의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르샹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개인혼영 400ｍ 결승에서 4분02초95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종전 기록은 펠프스가 2008년 베이징에서 작성한 4분03초84였다.
마르샹은 올림픽 남자 개인혼영 400ｍ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프랑스 선수로 기록됐다. 마르샹 외에는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프랑스 선수도 없다.
이날 마르샹은 순위가 아닌 기록과 싸웠다.
마르샹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레이스 초반부터 속력을 높였다. 다른 레인을 쳐다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2위에 오른 마쓰시다 도모유키(일본)의 기록은 4분08초62로, 마르샹보다 5초67이나 느렸다.
프랑스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레옹"을 연호했고, 마르샹이 터치패드를 찍은 순간에는 함성이 더 커졌다. 해설자로 라데팡스 수영장을 찾은 펠프스는 박수로 마르샹의 올림픽 신기록 작성을 축하했다.
AP통신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경기 직후에 마르샹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마르샹은 파리 곳곳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슈퍼스타'다.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4분02초50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뒤,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로 부상했다.
당시 마르샹은 펠프스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작성한 4분03초84를 1초34나 앞당겼다.
펠프스가 기록 달성에 유리한 전신 수영복을 입고 세운 기록을, 마르샹이 15년 만에 경신해 수영계는 더 놀랐다.
전신 수영복 착용은 2010년 1월부터 금지됐다.
마르샹은 올림픽 기록으로 남아 있던 펠프스의 2008년 기록마저 지워냈다.
남자 평영 100ｍ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니콜로 마르티넨기(이탈리아)는 59초03으로, 59초05에 레이스를 마친 애덤 피티(영국)를 꺾고 우승했다.
닉 핑크(미국)도 59초05를 기록해 피티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애초 이날 경기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2021년 도쿄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피티와 2023년 세계선수권 평영 3개 종목을 휩쓴 친하이양(중국)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친하이양은 59초50으로 7위에 그쳤다.
피티도 마르티넨기를 넘지 못해 3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도쿄 대회에서 3위를 한 마르티넨기는 개인 첫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여자 접영 100ｍ에서는 토리 후스케(미국)가 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55초59로, 55초63의 그레천 월시(미국)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장위페이(중국)가 56초21로 동메달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