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딸 것 같더라"…오상욱에 펜싱 권했던 형의 예감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오상욱 선수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 결승 경기에서 튀니지의 파레스 페르자니 선수 상대로 공격을 성공 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 사진=뉴스1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오상욱(대전광역시청)에게 펜싱을 처음 권했던 형 오상민씨가 동생이 금메달을 딸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29일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씨는 "이번에 (오상욱이 결승에서) 이길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대회 전 이야기를 했는데, 파리로 가기 전부터 엄청 자신감 있는 태도로 말하더라"라면서 이렇게 말했다.오씨는 "그래서 나도 자신감만 되찾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다시 얻은 게 중요했다. (그전에는 동생이) 부상 때문에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고 했다.
펜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왼쪽)과 그의 형 오상민씨 /사진=연합뉴스
오상욱보다 2살 많은 1994년생인 오씨는 오상욱이 펜싱 선수 생활을 하던 자신을 따라 펜싱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상욱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쯤 시작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펜싱은 유망한 종목이 아니었다"고 했다.

오씨는 이어 "나도 키가 커서 하게 된 건데, 재미있어 보였는지 하겠다고 하더라. '재미로라도 해보라'라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사실 동생이 어렸을 때는 체격이 작았다"고 웃기도 했다.그러면서 "캐나다 선수(파레스 아르파)와 8강전이 고비였는데 그 경기 빼고는 마음 편하게 봤다"며 "금메달을 따기까지 상욱이가 정말 고생이 많았다. 이제는 조금은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남은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바쁘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시간이 좀 나면 좋겠다. 빨리 보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펜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오른쪽)과 그의 형 오상민씨 /사진=연합뉴스
앞서 오상욱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페르자니를 15-11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상욱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자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 개인전을 모두 제패한 '그랜드슬램' 대업까지 달성했다.

특히 외신은 오상욱이 결승전에서 선보인 '180도 다리찢기'에 열광했다. ESPN은 "남자 사브르 금메달 결정전에서 나온 완벽한 다리찢기"라고 했다. 192cm의 키에 몸무게 94kg의 거구인 오상욱이 유연한 모습까지 선보이자 경기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유연성에 놀라워하는 글들도 잇따라 게재됐다.오상욱은 금메달을 딴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형을 언급했다. 오상욱은 '다음 목표가 뭐냐'는 질문에 "친형이 펜싱 클럽을 운영하려 하는데, 도와주면서 아이들을 가르쳐보고 싶다. 지도자 쪽도 많이 생각해보고 있다"고 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