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양 협박 혐의' 구제역, 2200만원 받은 사건은…"단순 후원"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26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렉카 유튜버 구제역이 다른 유튜버에게 돈을 뜯어낸 혐의로 피소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단순 후원'으로 보고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은 경찰 처분에 불복해 검찰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달 구제역의 공갈 및 사기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불송치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검찰에 사건을 보내지 않는, 사실상 경찰 단계에서의 수사 종결을 의미한다.앞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수트'라는 이름으로 BJ로 활동했던 서모 씨는 구제역을 지난 2월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구제역은 2021년 10월 20일 하이앤디(옛 글로벌오더) 대표였던 고소인 서씨에게 "내 변호사 비용을 대납해 주지 않으면 내가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네 사기 범행에 대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것"이라며 "대납해 주면 앞으로 너에 대한 영상도 올리지 않고 기존에 올렸던 영상 2개 역시 내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서 씨가 한국일보에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는 구제역의 계좌번호를 받고, "영상 두 개만 오늘 꼭 내려달라"는 부탁이 담겨 있다. 이에 구제역은 "물론입니다"라고 답했다.

구제역은 2021년 6월 25일과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서씨의 코인 투자자 명단을 공개했다. 당시 서씨는 BJ들에게 미리 투자받은 뒤 각 BJ들 채널에서 자신의 코인을 홍보해 상장 뒤 거래 차익을 남기자고 했다는 이른바 '아프리카TV 코인 게이트' 의혹에 휩싸인 상태였다. 이에 서씨는 같은 해 8월 4일 모처에서 해명차 구제역을 만나 친분을 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이후 구제역이 금전을 요구해오자 두려움을 느꼈고, 그의 계좌로 2200만원을 송금했다는 게 서씨의 주장이었다. 이 돈은 서울대 법대·부장검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 계좌로 흘러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4일 서 씨가 아프리카TV 코인 게이트 관련 실제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직후 구제역의 채널에 '아프리카TV 코인게이트 수트가 51억 사기 혐의로 구속된 이유'를 게재했다.

서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기 잘못을 인정한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구제역을 고소한 건 타인의 약점을 빌미로 돈을 갈취하는 렉카 유튜버들로 인해 자신과 쯔양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의미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구제역과 함께 쯔양 협박 의혹에 휩싸인 또 다른 렉카 유튜버 카라큘라는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제가 여러분께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숨겨왔던 사실은 현재 사기 등으로 구속되어 있는 BJ 수트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면서 3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구제역은 유튜버 주작감별사와 함께 쯔양에 대한 공갈, 협박, 강요 등의 혐의로 지난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됐다. 수원지법 손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혐의 사실이 중대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지난해 2월 쯔양과 전 남자친구 간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겠다며 그 조건으로 쯔양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구제역은 이와 관련, "리스크(위험) 관리를 위한 용역을 먼저 부탁한 건 쯔양 측이었고, 이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용약)계약을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