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위기 고조에 국제사회 긴급 설득

이스라엘 안보내각, 네타냐후 총리·갈란트 국방에 대응 전권
현지 매체 "레바논 외무, '이스라엘 보복 제한적' 메시지 받아"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이 희생된 헤즈볼라의 골란고원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전면적인 보복 공격 가능성이 커지자 국제사회가 긴급히 움직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골란고원 로켓 공격의 배후로 헤즈볼라를 지목하고 강력히 비난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 공격은 레바논 헤즈볼라에 의해 수행됐다"며 "이는 그들의 로켓이었고, 그들이 통제하고 있는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마땅히 규탄해야 한다.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헤즈볼라를 포함, 이란의 지원을 받는 모든 위협에 맞서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성명은 "미국은 또한 블루라인(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의 국경)을 따라, 모든 공격을 종식하고, 양측 민간인들이 안전하게 자신들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외교적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로켓 공격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 정부와 대화하고 있으며 충돌이 악화하거나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과거 레바논을 통치했고 분리독립 이후에도 활발한 교류 협력 관계를 이어온 프랑스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면 침공을 우려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모든 분쟁 당사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확전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닌 헤니스-플라샤르트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과 아롤도 라자로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사령관도 공동 성명을 통해 "역내 전체를 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치열한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최대한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전날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접경지대인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의 한 축구장에 로켓이 날아들어 어린이와 청소년 등 12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공격의 주체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를 지목하고 레바논 내 헤즈볼라 시설 여러 곳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에서 "헤즈볼라가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자위권을 행사해 학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헤즈볼라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4시간 동안 진행된 이스라엘 안보 내각 회의에서 각료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국방부 장관에게 헤즈볼라 로켓 공격에 대한 대응 수위와 시기에 대한 결정권을 부여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가자전쟁을 둘러싼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 끝에 전시내각에서 탈퇴한 야권 지도자 베니 간츠마저 "레바논을 찢어버리라"고 촉구하는 등 이스라엘내 여론은 강경 대응으로 모아졌다.

다만, 압달라 부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이 관련 국가들로부터 이스라엘의 공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이스라엘 히브리어 매체들의 보도도 나와 향후 이스라엘의 대응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골란고원은 애초 시리아 영토에 속해 있었으나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하고 1981년 골란고원 법을 제정해 자국 영토로 병합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병합을 인정하지 않는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자 하마스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해왔고, 최근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습에 고위급 지휘관들이 잇따라 사망하자 공격 수위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