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누구일까…'복날 살충제 사건' 장기화 속 세번째 퇴원

다섯 할머니 중 남은 두 할머니 중태…경찰 "용의자 단정 못 해"
"가해자가 누구인지 나는 몰라. 우리 와이프만 이렇게 나았으면 되었지…."
29일 오전 경북 안동병원에서 만난 '복날 살충제 사건' 피해자 A(75) 할머니의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붙잡으며 기자를 향해 웃어 보였다. 사건 발생 2주 만인 이날 A 할머니는 퇴원했다.

10층 일반 병동에서 1층 로비로 내려오는 내내 A 할머니는 한쪽 걸음이 불편해 보였다.

그런 아내를 부축하며 남편은 아내의 손을 한시도 놓지 않았다. 부부를 알아보며 퇴원을 축하해주는 병원 관계자들에게는 애써 등을 돌려 감사 인사를 건넸다.
A 할머니는 초복인 지난 15일 여성경로당 회원들과 모임을 가진 뒤 쓰러졌다.

당초 식중독으로 추정됐으나 치료 중 위세척액에서 살충제 성분이 확인됐다. A 할머니 외에도 할머니 4명이 같은 사유로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A 할머니가 퇴원하며 복날 살충제 사건으로 입원한 할머니 5명 중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는 2명만 남았다.

A 할머니와 같은 날 입원한 B(69) 할머니와 18일에 이송된 C(85) 할머니로 두 할머니 모두 상태가 위중하다. C 할머니의 위, 혈액, 소변에서는 나머지 할머니 4명과 다른 성분의 살충제 성분도 검출됐다.

먼저 퇴원한 할머니 중 1명은 전날 경찰과 1시간가량 대면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날 오후 2시께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에서 그는 "회장이 따라준 커피를 (5명이 아닌) 4명이 나눠 마셨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복수 관계자들을 상대로 해당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 누구도 용의자로 단정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