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양궁 언제 이길 수 있나"…날선 질문에 반응이 [2024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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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양궁, 올림픽 단체전 10연패 신화한국 여자 양궁이 중국을 꺾고 올림픽 단체전 10연패의 신화를 완성했다.
결승서 중국 5번 만나 모두 한국 승리
외신기자, 中 향해 "한국 언제쯤 이기나" 질문
"아마 미래에는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답변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이뤄진 한국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안치쉬안, 리자만, 양샤오레이로 팀을 꾸린 중국을 5-4(56-53 55-54 51-54 53-55 <29-27>)로 물리쳤다.한국과 중국은 올림픽 결승에서 총 5번 만났고, 모두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한 외신기자는 경기 후 중국팀을 향해 '한국을 언제쯤 이길 수 있다고 보나'라고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굳은 표정의 리지아만(26·중국)은 "아마 미래에는 한국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경기는) 너무나 부담이 컸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대답했다.
중국은 역대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의 가장 강력한 맞수였다. 2024 파리올림픽을 포함해 금메달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에는 중국이 버티고 있었다.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10연패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중국은 이번에야말로 한국을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출전했다.
올해 국제 대회 성적만 놓고 보면 중국이 한국을 앞섰다.
중국은 올해 4월과 5월에 열린 1·2차 월드컵에서 한국을 두 번 다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안산 등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멤버가 모두 탈락했다. 서로 합을 맞추지 못한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은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그러나, 두 달 뒤 다시 만난 결승전에서는 달랐다.
결승전에서도 슛오프까지 가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먼저 4점을 냈으나 거푸 두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슛오프에서 '명궁들의 강심장'이 빛났다. 선수들은 동료선수의 화살이 과격에 명중할 때마다 "나이스!"를 외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남수현이 9점을 쐈고 전훈영과 임시현의 화살은 9점과 10점 사이 라인에 걸쳤다.
중국은 도합 27점을 기록했다.
만약 라인에 걸친 한국의 화살 두 개가 모두 9점으로 인정된다면 한 발을 10점에 쏜 중국이 우승하는 상황이었다.심판은 전훈영과 임시현의 화살 모두를 10점으로 인정했고, 그대로 한국의 우승이 확정됐다.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이 종목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 양궁은 이로써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특정 나라의 특정 종목 연속 우승 최다 타이기록이다.
역사적인 10연패 달성에 전훈영의 활약이 큰 몫을 했다. 전훈영은 경기를 마친 직후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이 났다.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훈영은 4강전 9발 중 4발을 10점에 꽂았다. 결승에선 9발 중 마지막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를 포함해 6발을 10점을 쐈다. 전훈영이 없었다면 금메달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몇 연승까지 더 가능할 것 같냐'는 질문을 받고 "도전해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정 회장은 "워낙 시합이라는 게 어렵고 양궁이 간발의 차로 승패로 갈린다"며 "앞으로 경쟁상대들의 실력이 올라갔기 때문에 더 많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 이번에 와서 응원해 주신 교포 여러분들, 부담이 컸을 텐데 잘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며 "선수들이 건강하게 남은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한편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간 한결같이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이는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 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의 후원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