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기적' 도비도, 서해 해양관광 단지로

당진시, BTS 멤버도 찾는 난지도와 함께 개발

썰물 때 갯벌 갈라지며 장관 연출
시설 노후화·폐업에 10년째 방치

난지도 백사장·해양 레포츠 연계
가족 단위 여행객 유치 기대

내달까지 민간 사업계획서 접수
지난 26일 충남 당진시 석문면 도비도 휴양단지.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었지만 단지 내 상점 대부분은 문을 닫았고, 거리는 한산했다. 작은 섬이었던 도비도는 1995년 12월 대호방조제가 생기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이후 한국농어촌공사가 1998년 6월 약 10만㎡ 규모의 휴양단지를 개장했고, 많은 휴양객이 도비도를 찾았다. 하지만 각종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줄기 시작했고, 2014년 해수탕과 콘도 등 대부분 시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충남 당진시가 도비도·난지도 해양관광 복합단지 개발을 위해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을 추진한다. 하늘에서 본 도비도 휴양단지 위로 대난지도와 소난지도가 보인다. 당진시 제공
당진시가 민간 투자를 유도해 오랜 기간 방치된 도비도를 인근 난지도와 연계해 서해안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도비도·난지도 해양관광 복합단지 조성을 위해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을 위한 민간사업 제안 공모’를 추진한다. 토지 소유권을 보유한 한국농어촌공사와 2년간의 실무협의 끝에 올해부터 도비도·난지도 개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시와 농어촌공사는 ‘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에 따라 도비도·난지도 일대를 규제 특례 지역으로 지정받기 위해 기업으로부터 차별화된 특구 계획을 제안받기로 했다.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사업을 독자적으로 수립하면, 정부가 각종 규제에 관한 특례를 적용하는 제도다.

시는 민간 기업이 다음달까지 사업 계획을 제안하면 외부 평가위원회를 열어 개발 기업을 최종 선정한다. 특구 계획 작성 및 행정 절차를 거쳐 내년 2월 정부에 도비도·난지도 해양관광 복합단지 특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사업 제안은 다음달 26일부터 오는 9월 6일까지 접수한다.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도비도와 난지도는 해양 관광, 레저, 스포츠 등 관련 산업 유치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비도는 오염 없는 갯벌과 민물 습지 등 다양한 자연 생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난지도로 여객선이 오가는 도비도항에서는 썰물 때 갯벌이 바다 쪽으로 길게 갈라져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물 빠진 갯벌을 따라 생태 체험을 하면서 조개, 게, 고동, 낙지 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난지도는 맑은 물과 고운 모래로 ‘서해 속 동해’로 불린다. 금빛 모래사장과 야생화가 펼쳐진 해안 둘레길, 갯벌 체험장, 캠핑장이 있어 한적하게 휴가를 즐기기에 좋다. 수심이 완만해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육지 해수욕장처럼 북적이지 않고, 섬마을에서 바지락 캐기 등 갯벌 체험장으로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해 BTS 멤버 슈가가 사흘간 머무르며 새 앨범 작업을 한 곳으로 유명해졌다. 2021년 소난지도와 대난지도를 잇는 연도교가 개통하면서 두 섬을 차량과 도보로 다닐 수 있다.오성환 시장은 “지난 10년간 흉물로 방치된 도비도와 인근 난지도를 특구로 개발해 중부권 대표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며 “관광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