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올림픽 신규 종목에서도 승전보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파리올림픽 초반부터 대한민국의 기세가 매섭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오상욱 선수가 첫 금메달을 획득했고, 오예진 반효진 선수는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선수로 구성된 양궁 여자 대표팀은 올림픽 10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앞으로도 ‘팀 코리아’의 선전이 기대된다.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을 지켜보며 우리 스포츠의 미래도 생각해 본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펜싱 사격 양궁 등에서 역량을 더 강화하는 동시에 올림픽 신규 종목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기존 28개 종목에 더해 브레이킹,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등 네 가지 신규 종목이 추가됐다. 올림픽 종목은 보통 올림픽 개최 7년 전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한다. 2014년 12월 만장일치로 통과된 IOC의 전략 로드맵인 ‘올림픽 아젠다 2020’의 권고에 따라 IOC는 개최도시 조직위원회(OCOG)가 한 개 이상의 신규 종목을 제안할 수 있게 했다. 제안된 종목은 필자가 속한 올림픽프로그램위원회와 IOC 집행위원회에서 성평등, 청소년과의 관련성, 청렴성, 공정성, 지속 가능성 등 평가 기준에 따른 철저한 분석을 거쳐 IOC 총회에서 승인된다.

IOC는 스포츠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젊은 층이 올림픽 프로그램을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년 10월 16일 IOC 총회에서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LA28)에 5개 종목을 포함하는 안이 승인됐다. 야구·소프트볼, 크리켓, 플래그 풋볼, 라크로스, 스쿼시다. 이 같은 올림픽의 새로운 종목들은 세계적인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스포츠의 매력을 전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적인 흐름에 맞춰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육성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스포츠 인프라 확충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국제대회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새로운 종목을 도입하고 지원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참여를 독려하고,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스포츠단체가 협력해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발전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국제무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e스포츠처럼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올림픽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의 역량을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노력을 통해 미래 올림픽에서 더 많은 종목의 메달을 획득하고 대한민국의 스포츠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