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베네수엘라 대선 승리…야권은 불복

3선 성공…2031년까지 집권

'야권 압승' 예상 출구조사 뒤집혀
개표 비공개…부정선거 의혹 확산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다음 날인 29일 밤 12시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자신의 세 번째 대통령 당선 소식을 듣자마자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 관저 앞 광장에 나와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61)이 당선되며 3선 ‘장기 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친(親)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여론조사와 상반된 결과가 나오면서 야권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엘비스 아모로소 CNE 위원장은 투표 종료 후 약 6시간 뒤인 이날 밤 12시께 마두로 대통령이 중도 보수 성향 민주 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74)를 제치고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며 당선을 공식화했다. 그는 “80%가량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은 51.2%, 곤살레스 후보는 44.2% 득표율을 기록했다”며 “2위 후보와 득표율 차이를 볼 때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선거 결과를 두고 야권과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야당의 ‘대승’이 예견됐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유권자는 투표를 위해 전날 밤부터 줄지어 기다리는 등 이번 대선 투표에 관심이 뜨거웠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에서 곤살레스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65%로 마두로 대통령(31%)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선관위가 개표 과정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의구심을 키운다. 베네수엘라 일간지 엘나시오날은 “투표 후 곳곳에서 민주 야권 측 시민 그룹이 투표함 봉인과 개표 등 검증을 위해 개표 장소에 입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물리적 충돌과 (선관위 측) 폭언도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2013년 처음 대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 1월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끈다. 그는 “선거 시스템이 투명했다”고 일축했다. 중남미의 대표 반미(反美)주의자인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경제난을 미국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는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 연대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선거 결과 불복으로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억압과 부정선거 역사를 지닌 정부를 고려할 때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국제사회로부터 선거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