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안 갈래요"…엄빠들 돌연 국내 여행에 푹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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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놀고 엄빠는 쉬고"“애 데리고 떠나는 여름휴가 걱정됐는데… 시간 여유가 생겨 부부 둘이서 편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모가 쉴 수 있게 아이들 케어해주고 키즈카페에서 커피까지 주니 너무 좋네요.”
해외여행 말고 '국내 호캉스' 가는 이유
호텔·리조트 업계, 방학 어린이 고객 모시기 경쟁
아이 직접 만지고 배우는 '키즈 체험형 콘텐츠' 인기
켄싱턴호텔 평창, 키즈 콘텐츠 하나로 매출 15% '쑥'
“아이들이 도시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자연을 경험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이가 눈치 안 보고 신나게 뛰어놀고 즐거워해서요.”최근 국내 5성급 호텔이 내놓은 ‘키즈 체험형 콘텐츠’를 선택한 자녀 동반 부모들이 남긴 후기들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 시즌을 맞아 국내 호텔·리조트업계가 자녀 동반 가족 고객을 겨냥, 해외여행과 차별화된 포인트로 이 같은 콘텐츠를 앞세우는 흐름이 눈에 띈다. 부모들 휴식을 보장하면서도 아이 눈높이를 맞춘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다.이랜드파크에 따르면 5성급 호텔 켄싱턴호텔 평창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자녀 동반 고객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키즈 클래스, 가족사진 촬영 서비스, 동물 먹이 주기 등 다양한 키즈 콘텐츠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자녀 동반 고객이 늘면서 객실당 키즈 관련 부대업장 지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났다.
성수기 시즌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귀띔. 켄싱턴호텔의 이달 1~28일 약 한 달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이런 수요를 반영해 켄싱턴호텔 평창은 지난 25일부터 새로운 프로그램인 ‘프렌치 가든 키즈 캠프’를 선보이고 있다. 호텔의 액티비티 전문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5~13세 유아동이 참여하는 동안 부모는 편안하게 휴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이 호텔은 이외에도 키즈카페와 포인포 플레이 라운지, 키즈 클래스, 북클럽 등 부대시설을 앞세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수요를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부모들이 많아 패키지 혜택 일부로 포함하지 않고 아예 키즈 콘텐츠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자연 및 동물과 교감할 수 있게 당근 수확 및 동물 먹이 주기 등 자연 친화적 콘텐츠들로 채웠다”고 했다.자연을 활용해 다양한 놀이 경험을 제공하는 흐름도 눈에 띈다. 3성급 호텔 소노벨 청송은 ‘키즈 아카데미’를 별도로 두고 있다. 현재 이 호텔은 경북 청송의 사과 과수원 내부에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 인 애플팜’에서 어린이 전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꼬마사과 찾기, 알파카 먹이 주기 등 야외 프로그램을 비롯해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슈링크스 키링(열쇠고리) 만들기 등 실내 체험으로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이처럼 업계가 부모와 함께 방문하는 아이들을 겨냥한 특화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건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수요가 그만큼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고객층이 어린이인 업계에선 특히나 키즈 프로그램에 주력하는 분위기다.강원 춘천의 레고랜드 호텔은 여름방학 시즌을 앞두고 어린이 고객을 위한 연령대별 맞춤형 레고 에듀테인먼트(교육+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워크숍’과 DIY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인 ‘키즈 그라운드’를 다음달 31일까지 운영한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다 같이 레고랜드 스포츠’는 레고 코딩을 통해 과학 원리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특히 초등생들 사이 K팝과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을 반영한 체험형 패키지 상품도 눈에 띈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지난 4일 여름 전용 패키지인 ‘댄스, 레디, 액션’을 내놨다. 이 패키지는 아이들이 K팝 노래에 맞춰 핵심 안무를 배우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용 인증 영상을 남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