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탓에 자진 상폐?…헐값 공개매수 반발

커넥트웨이브, 2차례 공개매수 실패
올해 총 7곳 자진 상폐 나서…공시 의무·밸류업 부담
소액주주, 공개매수가격 불만…"수익·자산가치 고려"



올해 들어 상장사 7곳이 자발적 상장폐지에 나섰습니다. 이례적으로 늘어난 건데요.이들 기업들은 증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기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이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최민정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상장폐지 추진 중인 커넥트웨이브, 임시 주주총회 다녀왔다고요?

오늘 임시 주주총회는 상장폐지를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소액주주들은 "상장폐지 반대표를 던지기 위해 왔다"라고 전했습니다.

커넥트웨이브의 전신은 '다나와'로 2022년 코리아센터와 합병한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인데요. 같은 해 MBK파트너스가 커넥트웨이브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습니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올해 4월부터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소액주주의 지분 38.9%를 1만 8천 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공시했습니다.

두 차례 걸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29.29%)을 확보한 이후 79%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지만 상장폐지를 위한 목표 지분 89.9%엔 미치지 못했습니다.

상장폐지를 위해선 대주주가 공개매수를 통해 코스피 95%, 코스닥 90% 지분 확보해야하는데 지난 2021년 고점(4만 1,150원)과 비교해 공개매수가격이 낮다고 판단한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이승조 커넥트웨이브 소액주주연대 대표: "(커넥트웨이브와) 계속 싸울 예정입니다. 제3의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공개 매수 가격이 얼마가 적정한지 (평가하면) 우리 소액주주들이 따를 겁니다"]

결국 커넥트웨이브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승인했는데요. 소액주주의 주식은 1만 8천 원에 한국이커머스홀딩스(대주주 MBK파트너스)쪽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올해들어 자발적 상장폐지 많이 늘고 있다고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올해 쌍용C&E, 락앤락등 7개사에서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추진한 가운데 쌍용C&E, 대양제지 2곳만 상장폐지가 완료됐고 5곳은 진행 중입니다. 2022년~2023년 2년간 7곳 자발적 상장폐지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지나치게 많습니다.

두드러진 특징은 사모펀드가 인수한 이후 상장폐지 추진이 많아진 건데요.

커넥트웨이브의 상장 폐지를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는 "경영활동의 유연성과 의사결정의 신속함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추진한다"며 "비상장사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습니다.



상장폐지하면 소액 주주 간섭에서 벗어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공시 의무도 덜어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선 특히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야 하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합니다.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 보다는 상장유지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판단한 걸로 풀이됩니다.



상장폐지를 완료한 쌍용씨앤이는 연간 영업이익이 1,800억 원대에 달하고 상폐에 나선 신성통상, 제이시스메칼도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다만, 상장폐지 과정이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소액주주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죠?



상장폐지에 나선 기업들이 연이어 공개매수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신성통상도 지난 22일까지 진행한 1차 공개매수에서 83.87% 지분 확보에 그쳤는데요.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서 95%를 보유해야 하는데 약 11%가 모자란 겁니다. 순자산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주당순자산가치(BPS, 3,136원)보다 공개매수 가격(2,300원)이 낮아, 공개매수 매력을 낮췄습니다.

통상 공개매수가격은 최근 1~3개월 주가에 일정 수준 할증하는 방식으로 결정되는데요. 장기 투자 주주들은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측이 배당을 하지 않는 등 3개월 동안 고의로 주가 하락시켰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주식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공개매수를 저지하는 등 공개매수 가격 산정 시 수익가치, 자산가치를 고려해 산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최민정기자 choi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