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주가, 5월말 이후 최저

AI지출 의구심에 애플, 구글 텐서칩 잠재경쟁 부각
AI훈련용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80% 차지
사진=REUTERS
엔비디아가 빅테크의 실적을 기다리면서 5월 말 이후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개장후 동부표준시로 오전 11시 40분경 6% 하락한 10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상승 출발한 S&P500과 나스닥도 이 시간 현재 하락으로 돌아섰다.

이 날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한 것은 빅테크들이 향후 AI 하드웨어 지출을 계속 늘릴지에 대한 의구심에 더해 전 날 애플이 인공지능(AI) 훈련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칩(GPU) 대신 구글이 만든 텐서칩(TPU)를 썼다는 보도의 영향으로 보인다.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전 날 발표된 자체 연구논문에서 두 개의 애플 인텔리전스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대규모 칩 클러스터로 구성된 구글의 텐서 처리장치 (TPU) 두 가지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사용한 TPU칩은 생성AI 훈련용으로 TPUv5p 프로세서 2,048개와 서버 AI 모델용으로는 TPUv4 프로세서 8,192개를 배치했다.

구글의 TPU칩은 주로 딥러닝 작업에 특화된 하드웨어로 정밀도가 다소 낮은 대규모 계산을 위해 설계됐다. 대부분 클라우드 서비스와 통합해서 사용하며 구글의 연구에 따르면 신경망을 사용한 AI 추론 작업에서 TPU의 성능이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중앙처리장치(CPU)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조업체가 제한돼있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 가격이 매우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텐서칩은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같은 AI시스템이나 구글 클라우드, 구글 픽셀폰 등에 적용됐다.

엔비디아는 TPU는 설계하지 않고 AI용으로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주력하고 있다.

AI 훈련용 칩 시장은 대부분은 엔비디아,AMD 등이 생산하는 GPU가 장악하고 있고 엔비디아는 이 가운데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칩과 시스템을 독립형 제품으로 판매하는 엔비디아와 달리 구글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TPU에 접근하는 권한을 판매한다. 접근권을 구매할 경우 고객은 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구축해야 한다.

그간 가격이 비싼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대신 AMD나 인텔 등의 GPU를 사용하는 기술 기업들의 脫엔비디아 동맹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번 나왔다. 그러나 구글 외에 애플 같은 대형 기술기업이 구글의 텐서칩으로 AI훈련을 본격 시도한 것은 거의 처음이다.

애플 엔지니어들은 이 논문에서 구글의 TPU를 사용하면 논문에서 언급한 두 가지 모델보다 더 크고 정교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당초 9월에 신형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발매할 때 AI 기능을 담은 새로운 운영체제(OS)도 같이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이 OS는 당초 발매 일정보다 몇 주 더 늦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AI 칩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경쟁자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실적이 발표될 경우 엔비디아에 대한 영향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AMD는 30일 증시 폐장후 실적을 보고한다. 만약 이 회사가 올해 매출 지침을 높인다면 이는 전반적으로 건강한 AI 칩 수요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전히 강력한 GPU칩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해줄 수 있다. 엔비디아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침을 낮춘다면 엔비디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AMD는 개장후 1.4% 하락한 1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