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이 태극기 휘날리러"…허미미 값진 '은메달' [2024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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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한국 유도 첫 메달‘독립운동가 후손’ 유도선수 허미미(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1위와 팽팽한 힘겨루기…연장전서 반칙패
세계랭킹 3위 허미미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반칙패했다.이날 경기에서 두 선수는 경기 초반 탐색전을 벌이다가 경기 시작 56초에 나란히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는 초반부터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기회를 노렸지만, 2분 4초에 위장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팽팽한 힘겨루기가 지면서 정규 시간(4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인 ‘골든 스코어’로 향했다.
연장 시작 1분 48초 만에 데구치가 지도를 받으며 두 선수 모두 지도 2장을 받으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허미미가 연장전 2분 35초에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지도를 받아 반칙패를 당했다. 유도에선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된다.허미미는 이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획득한 메달이다. 앞서 이틀간 치러진 남녀 4개 체급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한국 여자 유도의 올림픽 은메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이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그는 2021년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했고, 202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올해 5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29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계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허미미는 파리 출국 전 대한유도회에 낸 올림픽 출사표에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프랑스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러 갑니다”라고 적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