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도 제쳤다…재계 시총 5위 올라선 HD현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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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주가가 올해 쾌속 항해를 하고 있다. 그룹 내 9개 상장사 시가총액이 지난달 초 5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지난 26일엔 포스코그룹을 제치고 재계 5위로 올라섰다. 그룹 주축인 조선업의 수익성이 높아진 데다 전력 부문과 건설기계, 친환경 분야 등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덕분이다.

30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의 계열사 전체 시총(26일 종가 기준)은 64조267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28조730억원이었던 시총은 1년7개월 만에 128.9% 상승했다. 시총 기준 재계 5위였던 포스코그룹(60조6103억원)도 이날 처음으로 제쳤다. 7위인 한화그룹과는 격차를 23조2708억원으로 벌렸다.HD현대그룹의 주가 고공 행진은 조선 계열사의 어닝 서프라이즈 덕분이다.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중간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 매출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영업이익은 428.7%나 뛰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실적 전망치 평균(2667억원)보다 1097억원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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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실적은 고부가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난 데다 선가 자체가 높아진 덕분이다. 조선업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클라크슨리서치의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12일 187.78를 기록했다. 조선업 호황의 절정기이던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친환경 선박 수주도 전체 144척 중 50척을 훌쩍 넘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술력이 우수한 한국 업체가 높은 가격에 친환경 선박을 수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2~3년 전 저가에 수주한 물량의 인도가 끝나고 수익성이 높은 배들의 건조가 시작된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HD현대그룹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주효했다. HD현대그룹은 수년 전부터 전력 기기(HD현대일렉트릭)와 친환경(HD현대에너지솔루션·HD현대마린솔루션), 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등을 분할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했다. 지주사와 조선 부문 계열사를 제외한 5개 계열사의 시총만 20조원(20조9103억원)을 넘는다. 롯데그룹의 상장사 시총 17조776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