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면책·대법관 종신제 없애야"

트럼프 재집권 대비 영향력 축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제한하고 연방대법원 대법관의 종신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대못’을 박아두려는 계산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오스틴의 린든 B 존슨 도서관에서 민권법 60주년 기념 연설을 하며 대법원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는 헌법 개정안 발의를 촉구한다”며 “미국은 왕이나 독재자가 아니라 법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 저지른 범죄에 어떤 면책 특권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관 9명의 임기를 현행 종신제에서 대통령이 2년마다 1명씩 18년 임기의 대법관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현재 대법관 9명 가운데 트럼프 정부 때 3명이 임명돼 보수 성향이 6명이다.

다만 이 같은 헌법 개정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미국 헌법을 개정하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을 통한 개헌안 발의, 4분의 3 이상 주(州)에서 비준 절차 등을 밟아야 한다. WP는 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상원도 60석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51석밖에 없다고 짚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