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미분양' 한 달 새 12.3% 늘었다…1만5000가구 육박

전체 미분양 7만4037가구 기록해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 감소 계속
착공·분양 실적은 기저효과로 반등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전국 ‘악성 미분양’이 1만5000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새 12%나 증가한 수치로, 전체 미분양 주택 역시 7만4000가구를 넘어서는 등 미분양 지표가 계속 악화하는 모양새다. 주택 공급 지표 역시 착공과 분양, 준공은 일부 회복됐지만, 인허가 물량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국토교통부의 ‘2024년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7만4037가구로 전월 대비 1908가구(2.6%) 증가했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미분양 물량은 6만4964가구에 그쳤는데, 3개월 새 1만 가구 가까이 늘어났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더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4856가구로 한 달 전(1만3230가구)과 비교해 1626가구나 늘었다. 건설사의 부담으로 직결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 미분양 주택을 살펴보면 수도권이 1만5051가구로 지난 5월(1만4761가구) 대비 2.0% 증가했고, 지방은 같은 기간 2.8% 늘어난 5만8986가구를 기록했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 아파트 물량은 9139가구로 지난 5월(9271가구) 대비 소폭 감소했는데,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에선 6만4898가구로 전월(6만2858가구) 대비 3.2% 증가했다.

향후 주택 공급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는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착공과 분양, 준공 실적은 기저효과로 반등하는 모습이지만, 신규 주택 공급을 나타내는 인허가 물량은 크게 감소했다.6월 기준 인허가는 2만3886호로 전월(2만3492호)보다 소폭 늘었으나 지난해 6월(3만6912호) 대비 35.3%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누적 물량 역시 14만9860호로 전년 동기(20만2808호) 대비 26.1% 줄었다.

준공 물량은 같은 기간 3만5922가구로 전년 동월(4만8973가구) 대비 26.6% 감소했다. 올해 누적 준공 물량은 21만9560가구로 지난해(20만6556가구) 대비 6.3% 증가했다. 분양 물량 역시 2만1655가구로 지난해(1만9777가구0보다 9.5%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물량으로 따지면 11만2495가구로 지난해(6만6447가구) 대비 69.3% 증가했다.

착공은 전년 동월(1만6500가구) 대비 25.5% 증가한 2만712가구로 집계됐다. 누적 착공 물량 역시 전년 동기(9만7583가구) 대비 30.4% 증가한 12만7249가구로 집계됐다. 그러나 회복한 선행지표를 두고 업계에선 지난해 크게 줄어들었던 실적 때문에 발생한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오히려 신규 사업을 가늠하는 인허가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향후 2~3년 뒤 주택 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개발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소폭 반등한 반면,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크게 줄고 있다”며 “주택 공급 효과가 큰 비아파트 시장이 침체하면서 주택 공급난이 더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